'적자 늪' 광해광업공단, 자구노력 좌초 위기...리더십 공백 장기화 우려도
2024-11-14 10:11
세아M&S 지분·강원지사 사옥 잇따라 매각 실패
누적부채 8.3조, 자본잠식 2.6조 1년새 17% 증가
"공급망 안정 주요 역할, 전문성 갖춘 인사 와야"
누적부채 8.3조, 자본잠식 2.6조 1년새 17% 증가
"공급망 안정 주요 역할, 전문성 갖춘 인사 와야"
13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전자 입찰 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광해공업공단은 지난달 세아M&S의 지분과 강원지사 사옥(부지·건물) 매각에 나섰지만 유찰됐다.
앞서 공단은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 소재의 강원지사 건물과 토지를 매물로 내놓은 바 있다. 매각 예정 금액은 24억8986만원이다.
1차 매각 공고의 경우 참여 업체가 없어 무응찰로 유찰됐다. 공단은 지난 11일 또다시 매각 공고를 냈다.
공단이 보유 중인 세아M&S 지분 매각도 난항이다. 세아M&S는 지난 2006년 공단의 전신인 광물자원공사 시절 케이티시코리아와 합작으로 설립한 몰리브덴 생산 업체다. 지난해 말 기준 세아홀딩스가 지분 83.92%, 공단이 14.69%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두 차례 세아M&S 지분 매각 공고를 냈지만 1차 때는 입찰가가 예정가보다 낮아 유찰됐고 2차에서는 아예 입찰자가 없었다.
공단 관계자는 "공단과 세아홀딩스 간 주주 협약에 따라 동종 기업은 낙찰을 받을 수 없다"며 "세아홀딩스가 주주 협약을 근거로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경우 입찰·낙찰이 취소된다"고 설명했다.
나름의 자구 노력이 번번이 무산되면서 경영 정상화는 점점 더 멀어지는 형국이다. 공단은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재무 건전성 개선에 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지만 부채 증가세가 잡히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공단의 올해 상반기 기준 총부채는 8조3223억원이다. 같은 기간 자본잠식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2조2581억원)보다 17% 증가한 2조6447억원이다.
해외 사업 수익성도 악화일로다. 지난해 기준 호주와 캐나다법인을 제외한 나머지 해외 사업은 모두 적자다.
지난 2006년 2조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인수한 아프리카 암바토비 광산에서 출혈이 가장 컸다. 최근 10년간 당기순손실 9조124억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도 3872억원 상당의 순적자가 발생했다. 암바토비 광산은 세계 3대 니켈 광산이다.
이런 난제를 수습할 리더십 공백이 뼈아프다. 황규연 전 사장은 지난달 건강상 이유로 사임했다.
기관장 선임은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심의 △이사회 의결 △주무부처 장관 제청 △대통령 임명 순으로 진행된다. 공단은 이달 중순께 임추위를 통해 신임 사장 공모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미 광해광업공단 후임 사장 자리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지방경찰청 출신, 정치인 출신 등이 거명되고 있다.
다만 입길에 오르는 인사들 모두 공단 사업과 관련한 전문성은 전무하다. 적자 늪에 빠진 공단을 이끌기 위해서는 사업 이해도가 높은 인사를 발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익명을 요청한 한 전문가는 "광해광업공단은 핵심광물 공급망 안보라는 중책을 맡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가 사장을 맡는 데 대해 우려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공단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