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 키워드는…"충성심·美우선주의·반중국"

2024-11-12 15:56
CNN "국토안보부 장관에 놈…이민 공약 지킨다는 신호"
NYT·WSJ "국무장관 루비오·안보보좌 왈츠…대중 강경파"
환경보호청장 젤딘·주유엔 미 대사 스터파닉…친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FP·연합뉴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인사 키워드는 ‘충성심’과 ‘미국 우선주의’, ‘반(反)중국’으로 요약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핵심 공약인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부비서실장에, 정책 실행자인 국토안보부 장관에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를 각각 임명할 예정이다. 또 외교·안보 라인의 ‘투톱’인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에 반중 색채가 뚜렷한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과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을 발탁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가 인정한 ‘미 우선주의자’인 젤딘 전 하원의원과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은 각각 환경보호청(EPA) 청장, 주유엔(UN) 미 대사로 지명됐다.
 
미 CNN방송은 12일(이하 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두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놈을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지명했다며 “이는 트럼프가 이민 공약을 확고히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국토안보부 장관은 미국 관세국경보호청(USCBP), 이민세관단속국(ICE), 연방 재난관리청(FEMA), 미국 비밀경호국(USSS) 등 광범위한 기관을 감독하는 업무를 맡는다. 놈은 지난 8일 “트럼프 이민 정책에 저항하겠다고 한 민주당 주지사들은 극도로 무책임하다”며 “(이민 정책에 저항하는 대신) 새 행정부와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CNN은 전날 트럼프가 수일 내 밀러를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임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공약의 설계자인 밀러는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불법 이민 추방자 수를 현재의 10배 이상인 연 100만명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는 10일 새 정부의 국경 정책을 총괄 담당하는 '차르(czar, 제정 러시아 황제)'에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2기 행정부 구상 초반에 초강경 반 이민정책을 실현하겠다는 트럼프의 의지가 엿보이는 인사로 해석된다.
 
아울러 미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루비오를 국무장관, 왈츠를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각각 발탁했다고 11일 보도했다. 루비오와 왈츠는 공통점이 많다. 둘 다 반중 색채가 두드러지고 트럼프가 주소지를 둔 ‘제2의 고향’인 플로리다에서 정치 활동 중이다.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로도 고려됐던 루비오는 홍콩에 대한 중국의 민주주의 및 자치권 침해 문제와 관련한 법안을 주도적으로 만들고 중국과 북한, 러시아, 이란의 자본이 미군 기지 인근 부동산 거래에 흘러드는 것을 막는 법안을 발의했다. 왈츠는 하원 중국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며 핵심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을 줄이고 미국 대학과 학계를 중국의 간첩 활동에서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내놨다. 육군 특수전 부대(그린베레) 출신인 그는 2021년 한 행사에서 “우리는 중국 공산당과 냉전 중”이라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젤딘에 대해 “미 우선주의 정책의 진정한 투사”라며 그를 환경보호청장에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젤딘은 트럼프의 첫 임기 중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조사를 받을 때 이를 반대하며 트럼프를 강력 옹호했다. 오랜 기간 트럼프의 든든한 우군으로 자리매김한 젤딘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 정책 뒤집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주유엔 미 대사로 발탁된 스터파닉에 대해서는 “힘과 미 우선주의 국가안보 정책을 통해 평화를 가져오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주유엔 대사가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스터파닉은 2014년 최연소 의원으로 정계에 입성할 당시만 해도 온건파로 분류됐으나 이후 친(親)트럼프로 돌아섰다. 대선 전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됐다. 첫 인선으로 대선 캠페인을 막후에서 이끌었던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수지 와일스를 백악관 비서실장에 지명한 트럼프의 ‘충성파 인선’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정권 인수팀은 충성심이 없는 인물이 유입되지 못하도록 모든 잠재적 임명자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며 “인수팀은 트럼프에 대한 과거 발언이나 기부 내역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인수팀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린다 맥마흔과 캔터 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인 하워드 러트닉을 공동의장으로 4000여명에 달하는 정무직 인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