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시간당 트럭이 4대씩…110개국 수출 대들보 타타대우 군산공장

2024-11-07 11:00

타타대우모빌리티 군산 조립공장 [사진=권가림 기자]
지난 6일 타타대우모빌리티의 국내 생산기지 전북 군산공장을 찾았다. 익산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40분을 달리자 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문에 들어서자 온실가스 배출현황 수치가 전광판에 띄워져 있었다. 전기트럭을 비롯해 자율주행, 수소트럭, 미래형 기술까지 친환경차의 리더가 되겠다는 타타대우모빌리티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군산공장은 구쎈, 맥쎈 등 4.5톤에서 22톤까지 덤프를 생산하는 곳으로 시간당 4대를 만들어낸다. 10시간 근무하는 것을 고려하면 하루에 40대의 상용차가 이 공장에서 탄생하는 셈이다. 타타대우모빌리티의 연간 생산능력은 2만3000대이며 누적 수출국은 110개국이다. 해외판매 네트워크는 31곳을 두며 1995년 이후 누적 판매대수는 20만대를 넘어섰다. 
군산 본공장 [사진=타타대우모빌리티]
군산공장은 차체공장-도장공장-프레임공장-조립공장-완성공장으로 나뉜다. '드르르륵', '탕탕탕탕'. 조립공장에 들어서자 수십년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국내외 시장에서 날로 높아지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기계들과 작업자들이 쉴새 없이 움직였다. 다양한 색상의 캡이 라인 위에 줄지어 있었고 외주를 통해 납품받은 부품 모듈들은 노란 박스 안에 쌓여 있었다. 알제리, 사우디, 동유럽, 독립국가연합(CIS) 등 세계 곳곳에서 받은 수주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바닥에는 작업자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노란 선이 그어져 있었다. 

조립공정은 24개의 의장 공정과 28개의 샤시 공정으로 구성돼 있다. 우크라이나로 수출하기 위한 차량이 국방색으로 칠해져 샤시 공정으로 넘어가기를 대기하고 있었다. 국내 국방부에서도 200~250대 물량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수출이 많은 만큼 스티어링휠을 오른쪽에 적용한 차도 눈에 띄었다. 상용차는 특장용도에 따라 제작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자동화율은 미미한 편이다. 
턴오버 공정 [사진=권가림 기자]
조립공장 내 샤시 공정으로 이동했다. 프레임을 뒤집는 턴오버 공정이 가장 눈에 띄었다. 회사 관계자는 "작업자가 안정된 자세로 조립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핵심 공정"이라고 설명했다. 프레스공장은 5000톤급 프레스가 육중한 위용을 자랑한다. 트럭의 뼈대인 프레임을 조립하기 위해 작업자들이 능숙하게 볼트를 조였다. 소음이 심해 앞 사람이 말하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인도 최고급 기술진들도 현장에 와 있었다. 타타대우의 모기업은 인도 타타모터스그룹으로 평소에도 타타대우와 기술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타타대우는 이날 사명 변경과 함께 브랜드 첫 전동화 모델인 준중형 전기 트럭 '기쎈'의 실물도 공개했다.

준중형전기트럭 기쎈을 라인업에 추가함으로써 대형트럭 '맥쎈', 중형트럭 '구쎈', 준중형트럭 '더쎈'으로 연결되는 쎈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구축했다. 기쎈은 300킬로와트시(kWh) 배터리를 적용해 최고 출력 335마력(PS), 88kgf·m의 토크를 발휘한다.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가 480㎞에 달한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의 삼원계 배터리와 중국 BYD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회사는 오는 2026년 본격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사명은 30년 만에 타타대우상용차에서 타타대우모빌리티로 바꿨다. 단순 상용차 제작기업에서 벗어나 물류를 포함한 모든 이동수단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지난 6일 타타대우모빌리티 30주년 기념 미디어데이에서 김방신 타타대우모빌리티 사장(가운데), 아닐 신하 부사장(왼쪽), 김정우 타타대우판매 대표가 신차를 공개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타타대우모빌리티]
타타대우는 제조판매 외에도 물류 솔루션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수소차 자신감도 내비쳤다. 타타대우는 2026년 하반기 대형 수소엔진트럭을 선보이고 2028년에는 수소연료전기트럭도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수소는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값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경쟁사보다 값이 절반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돼 보조금이 확정될 경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회사 관계자는 전망했다. 

올해 목표는 1만대다. 오는 2028년까지는 1만4450대 판매 달성에 나선다. 전기차 구매 비율은 2028년 10%에서 2030년 1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부의 전기트럭 보조금 지급 여부가 관건이다. 현재 보조금은 소형 상용차, 트럭은 수소연료전지 트럭에만 지급된다. 김 사장은 "법규로 강제하는 택배차나 청소차를 포함한 환경차를 제외하고 수요를 늘리려면 보조금이 필수다"며 "내수 50%가 건설용 차량으로 내년 봄 경기가 살아나고 하반기 보조금이 결정된다면 판매계획 달성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 준중형전기트럭 '기쎈' [사진=타타대우모빌리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