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ML WS] '9734억은 나중에 주세요' 오타니의 디퍼 계약…LA 다저스 왕조길 열릴까

2024-10-31 15:08

LA 다저스 지명타자 오타니 쇼헤이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의 통 큰 양보가 LA 다저스 왕조를 열까.

다저스는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7-6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통산 8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 2020년 우승 후 4년 만이다.

올해 다저스 우승의 일등공신은 오타니였다. 오타니는 정규 리그 타율 0.310 197안타(54홈런) 81볼넷 59도루 OPS 1.036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메이저리그 역사상 전대미문의 '50홈런-50도루'를 달성하는 등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오타니는 다저스와 북미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인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652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다소 이상한 옵션을 걸어 화제를 모았다. 오타니가 '디퍼 옵션(지급유예)' 옵션을 택했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10년 동안 연봉 200만 달러(약 28억원)만 받고, 나머지 6억8000만 달러(약 9734억원)는 추후 지급받기로 했다.

화폐 가치가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오타니가 이런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메이저리그에서 시행 중인 샐러리캡 규정과 맞물린다. 샐러리캡은 메이저리그 팀들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도입됐다. 일정 금액을 넘으면 사치세를 내야 하기에, 대부분의 구단은 선수 영입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오타니는 자신이 다저스에 머무는 동안, 자신의 거대한 계약 규모로 다른 선수를 영입하는 데 걸림돌이 될까 우려했다. 결국 오타니는 디퍼 옵션을 활용해 구단이 선수 영입을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줬다.

현재 다저스는 '윈 나우' 팀이다. 당분간 우승에 계속 도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추가 보강이 필수다. 현재 뉴욕 양키스 외야수 후안 소토 영입에 다저스가 참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다저스가 오타니의 디퍼 계약을 활용해 소토까지 잡으며 '다저스 왕조'를 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