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년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비밀리에 소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러시아의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머스크와 푸틴 대통령이 2022년 말부터 정기적으로 소통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 2022년 10월 엑스(X·옛 트위터)에서 우주를 주제로 대화하던 도중 '푸틴 대통령과 대화한 적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머스크와 푸틴 대통령이 대화하게 된 계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머스크는 직접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의 로켓을 구매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는 등 구(舊)소련의 우주개발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머스크와 푸틴 대통령의 소통이 시작된 2022년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러시아가 머스크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토로하던 시기라는 점에 주목했다.
 
머스크는 이후 미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공개 비판하는 등 노골적으로 친러시아 행보를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말 머스크에게 '대만을 위해 스타링크 서비스 제공을 하지 말라'는 부탁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로, 전쟁 발발 지역에서는 스타링크를 제외하고 일반 인터넷 접속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푸틴 대통령의 부탁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 즉 '양안 갈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머스크와 푸틴 대통령의 친분이 향후 미국 안보의 위협 요소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머스크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국방부의 스페이스X 계약으로 미국 정부의 비밀사항에 접근이 가능하다. 또 열흘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 입각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