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55보급창 화재 13시간만에 초진...왜 이리 오래걸렸나

2024-10-25 09:18

[사진=연합뉴스/독자 제공]
부산의 한 주한미군 시설에서 불이 난 가운데, 13시간 만에 불이 잡혔다.

지난 24일 오후 6시 31분쯤 부산 동구 범일동에 있는 주한 미군 시설인 55보급창에서 불이 났다. 해당 장소는 부산항으로 반입되는 미군 장비 등을 보관하는 미군 부대시설이다. 

불은 용도 변경을 위해 공사를 하던 중 창고 건물에서 발생했다. 당시 창고 안에는 공사를 위해 군수품이 치워져 있었고, 작업자들도 공사를 완료해 철수한 상태였다. 

문제는 창고가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돼있어 남구, 중구에서도 거대한 불길과 검은 연기가 보일 정도였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화재 20분 만인 오후 6시 53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가 1시간 만인 오후 7시 55분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화재를 잡기 위해 51대 장비, 163명의 인력이 투입됐고, 미군에서도 소방차 3대와 11명을 투입해 함께 진압했다. 

소방본부 측은 화재가 발생한 지 13시간만인 25일 오전 7시 24분쯤 초진 단계(화재가 충분히 진압돼 확대 우려가 없는 상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독자제공]
화재 진압 어려웠던 이유는?

일제 강점기 말 조성된 55보급창은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지어졌다. 

샌드위치 패널은 스티로폼 등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철판을 붙여 만들어진 판재로, 스티로폼인 샌드위치 패널에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불이 퍼지게 된다. 또한 유독가스까지 발생시켜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게 한다. 

불이 날 당시 창고 내부에는 우레탄은 물론 잘 꺼지지 않고 냄새까지 독한 고무 등 불에 취약한 공사 자재들이 있어 진화가 오래 걸렸다. 

특히 주변에 군수물자들이 보관된 창고가 많기 때문에 불이 번질 것을 우려해 소방당국과 미군 소속 소방대가 진화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