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은 안당한다' EU, 트럼프 고관세에 강경 대응 준비

2024-10-22 17:00
EU, 집행위원장 주도로 '신속 대응 태스크포스' 설립
"빠르고 강하게 반격할 것"
미국 기업들도 의회에 대통령 관세 명령 제한 법안 촉구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두 번은 안당한다'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1기 시절 호된 경험을 한 유럽이 트럼프발 무역 전쟁에 대비하고 나섰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최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집행위원장 주도로 '신속 대응 태스크포스'를 설립하고 미국 대선 이후 대응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태스크포스는 올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당선 시나리오 모두에 대해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EU 관리들은 이를 '트럼프 태스크포스'로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방국들과 협력적 관계를 강조하고 있는 해리스보다는 벌써부터 관세 인상을 공언하며 무역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트럼프 집권 시를 대비한 목적이 더욱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EU는 지난 2018년 트럼프가 모든 수입산 철강, 알루미늄에 모두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을 당시 신속하게 대응을 하지 못하고 당황한 적이 있다. 

하지만 유럽은 트럼프 1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트럼프가 관세 인상을 할 경우, 보복 관세를 통해 강공으로 맞설 채비를 갖추고 있는 모습이다. EU 지도자들은 유럽이 트럼프의 관세 인상에 강경 대응할수록 트럼프를 더 빨리 협상 테이블로 불러낼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유럽의 한 고위 외교관은 트럼프발 무역 전쟁에 대한 유럽연합(EU)의 대응 시나리오와 관련해 "우리는 빠르게 반격하고, 강하게 맞받아칠 것"이라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그는 "지난 번에는 트럼프가 실제로 그렇게까지 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우리가 대비할 시간이 있다. 유럽은 많이 달라졌고, 우리는 행동할 준비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유럽 국가의 고위 외교관 역시 EU 국가들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중심으로 대응 전략을 조율하고 있다며 "EU는 준비된 리스트가 있다. 그들은 이번 무역 전쟁은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상당히 자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재집권 시 수입품에 최대 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60% 이상의 고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천명했다. 심지어 최근 들어서는 멕시코에서 생산된 중국 자동차에는 10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본격적으로 관세를 무기로 휘두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와중에 트럼프 2기 대비에 나선 것은 유럽 국가들만이 아니다. 미국의 각계 기업들 역시 트럼프의 고관세에 제동을 걸 준비를 하고 나섰다. 일례로 미국 기술 기업들을 대변하는 이익 단체 소비자기술협회(CTA)는 미 의회가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명령에 제한을 두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에드 브리츠와 CTA 브회장은 "이는 실제적이고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논의"라며 "우리는 (이번 대선에서) 누가 이길지 모르지만 대비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가능성이 사람들과 접촉하고 있다"며 "특히 보편 관세에 우려를 표한 공화당 의원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