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보안법' 제정 앞두고 中기업 로비 총력전..."충격완화 위한 시간끌기"

2024-10-19 05:00

미국 국회의사당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의회가 올해 중에는 '생물보안법'을 제정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제재 대상이 되는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로비활동이 왕성하다. 
 
업계는 중국의 바이오기업들이 생물보안법의 제재를 피하고, 해당법 제정에 따른 충격을 대비하기 위해 본격적인 로비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미 의회 로비공개포털 ‘클러크(Clerk)’에 따르면 우시 바이오로직스(WuXi Biologics)가 의회에 제출한 올해 상반기 로비액은 16만5000달러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단 한 건의 로비도 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5차례 이상의 로비를 진행했다. 지난해 총 로비액인 8만 달러와 비교해서도 2배가 넘는 금액이다.
 
로비 대상은 미국 상하원과 제재대상을 결정하는 국방부 등이며, ‘생물보안법과 관련한 소통’이라고 명시됐다.
 
지난달 9일 미국 하원을 통과한 생물보안법은 1년마다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의 생명공학 기업을 정해 관련 기술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당장은 중국 BGI, MGI, 컴플리트 게노믹스(Complet Genomics), WuXi App Tec, WuXi Biologics 등 5개 바이오 대기업과의 거래 금지를 목표로 한다.
 
BGI그룹의 로비액도 지난해 상반기 0원에서 올해 상반기 78만 달러를 기록했다. 로비 내용은 우시 바이오로직스와 동일하다.
 
이들 기업은 중국 공산당 및 군대와의 어떠한 제휴도 부인하면서, 인간 유전체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반기까지는 생물보안법 제재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을 목표로 로비를 진행했지만, 대통령선거 이후 제정이 사실상 확실시되자 충격완화를 위한 시간끌기로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진다.
 
생물보안법이 제정돼도 적용은 2032년까지로 유예되지만, 현재 증설 중인 생산시설 등을 처분 및 신규 생산시설 확보를 위한 시간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우시앱텍(WuXi AppTec)은 생물 보안법이 법률로 통과될 경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 사업 중 일부를 매각하는 것을 여전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매각 자체는 유예기간 내 가능하겠지만, CDMO(위탁개발생산) 생산능력을 유지하기 위한 작업을 위해서는 7년의 유예기간도 충분치 않다.
 
우시앱텍은 올해 5월 싱가포르에 R&D 허브와 생산 기지를 건설하기 시작했으며, Asymchem Laboratories도 유럽에 첫 번째 R&D 및 생산 기지를 설립했다. Porton Pharma Solutions는 슬로베니아에 시설을 설립하기 시작했다.
 
또 생물보안법 제재기업은 미국 정부가 매년 새롭게 결정하기 때문에 그동안 미 정부와 의회로비에 소홀했던 중국 바이오 기업이 본격적으로 로비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