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간 '한국 전통정원', 세계인들이 걷는다

2024-10-19 06:00
영국 사치 갤러리서 '별서정원' 소재로 미디어아트 전시

‘미음완보(微吟緩步), 선비의 이상향 별서정원’ 미디어아트 살펴보는 관람객들 [사진=국가유산청]

런던 사치 갤러리에서 한국 전통정원의 문이 열린다. 관직에서 물러난 사대부들이 자연과 하나되어 휴양을 즐기던 별서정원의 고요한 아름다움이 영국에서 미디어아트로 재현된다.
 
국가유산청은 10월 18일부터 27일까지 사치 갤러리에서 열리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 ‘2024 신기술융합콘텐츠 글로벌 페스티벌 더 어울림’에서 ‘미음완보(微吟緩步), 선비의 이상향 별서정원’을 선보인다고 19일 밝혔다.
 
‘2024 신기술융합콘텐츠 페스티벌’은 인공지능(AI), 미디어아트 등을 활용한 국내 우수 신기술융합콘텐츠를 선보이는 국제행사다.
 
미디어아트 ‘미음완보, 선비의 이상향 별서정원’은 대형 4면 영상에 구현된 ‘보길도 윤선도 원림’, ‘담양 소쇄원’, ‘담양 명옥헌’, ‘화순 임대정’ 등 네 곳의 별서정원을 마치 실제로 거니는 듯한 체험을 제공한다. 별서정원은 사대부 등이 관직에서 물러나 경치 좋은 곳에 휴양과 은거를 위해 따로 지어 놓은 정원이다. 
 
국가유산청은 한국문화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고유의 전통조경 경관을 직접 걷는 듯한 느낌을 들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 관람객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장영규 음악감독의 전통음악을 토대로 제작된 음원을 배경음으로 사용했다. 새벽안개와 별밤 등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해주는 다양한 효과도 함께 적용했다.
 
‘나직이 읊조리며 천천히 걷다’는 뜻의 ‘미음완보’가 보여주듯, 관람객들은 단순히 정원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자연과 교감하고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심미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2021년부터 축적해 온 전통조경 디지털 정밀실측 데이터를 활용해 별서정원 미디어아트를 제작했다. 그동안 그래픽, 학술연구 등 일부 전문가들에게만 한정적으로 활용되던 정밀실측 데이터를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활용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별서정원 미디어아트를 오는 12월 초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궁궐 조경, 자연경관 등을 소재로 한 미디어아트와 전통조경의 구성요소를 재해석해 사물에 영상을 투사한 미디어매핑 콘텐츠 등과 함께 전시한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한국 전통정원의 아름다움을 간접적으로 향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전통조경의 보존·관리·활용을 총괄하는 유일한 국가기관으로서, 앞으로도 한국 전통조경의 독창성과 우수함을 널리 알릴 다양한 기회를 마련해나가는 적극 행정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