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감 프리뷰] 체코 원전 수주 재검토, 산업부 맹폭 예고

2024-10-04 05:00

체코 두코바니 원전의 냉각탑에서 수증기가 나오는 모습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올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중위) 국정감사에서는 체코 원전 계약의 '덤핑 수주' 의혹을 제기한 야당 의원들의 맹폭격이 예상된다. 야당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적재산권 분쟁, 현지 건설 비용을 고려할 때 체코 원전의 수출 손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3일 국회, 산업부 등에 따르면 체코 원전 수주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 산업부 국정감사는 오는 7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올해 산중위에서는 △포항 영일만 석유·가스전 개발탐사(대왕고래 프로젝트) △체코 원전 수주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 △재생에너지 전환 등의 이슈들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중 산중위 국감의 최대 화두는 '체코 원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체코 원전 사업은 두코바니 지역에 1000㎿(메가와트)급 대형 원전(APR1000) 5·6호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체코 측이 예상한 총 사업비는 1기당 2000억 코루나(약 12조원)로 2기를 합치면 한화로 총 24조원에 달한다. 이중 한국수력원자력과의 계약 금액은 향후 협상을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의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윤석열 정부는 취임 초부터 탈원전 정책 폐기와 원전 생태계 복원을 국정 과제로 내세운 바 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야당은 체코 원전의 건설 단가가 덤핑 수준으로 저렴하고 원천 기술을 가진 웨스팅하우스에 일종의 기술사용료를 지불하고 나면 오히려 적자 수출이라며 재검토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앞서 지난 7월 한수원이 주축이 된 '팀코리아'가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헐값 수주'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한수원이 제시한 원전 건설 비용이 비현실적이며 공사비가 3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체코 현지 언론의 전망이 덤핑 의혹에 불을 지폈다.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등 야당 의원 22명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대로 가면 수조원 손실이 발생해 국민 혈세를 쏟아부어야 할지도 모른다"며 "원전 수출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여당과 정부는 즉각 반박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19일 야당에서 제기한 체코 원전 덤핑 수주 의혹과 관련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국익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팀코리아는 한국과 체코 양국 모두에게 상호 호혜적인 결과가 나오게 계약협상에 만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야당의 공세가 예고된 상황이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국감에서 체코 원전에 대해서는 좀 세게 다루지 않을까 싶다"며 "특히 수익에 있어서 2기 건설에 24조원은 국내 건설 비용에 비하면 거의 2배 정도라 '대박을 터뜨렸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뒤로 밑지는 구조라 적극적으로 다루려고 한다"고 말했다. 체코 정부가 자국 기업이 60% 참여하는 조건으로 설계돼 국내 기업 부문이 40%로 준데다 웨스팅하우스에 최소 10% 이상을 지급하면 결국 남는 게 30%밖에 안 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