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차기총리 이시바, 10·9 국회 조기 해산→10·27 총선 가닥

2024-09-30 13:53
야당 "논전에서 도망치려는 비자금 해산" 비판
구 아베파 공천 여부 관건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신임 총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가 다음달 1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새 총리로 지명된 후 중의원을 조기 해산하고 27일에 총선거를 실시하는 방침을 공식 표명할 예정이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은 30일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자민당 내에서는 조기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한 반면, 야당은 국회 토론을 요구하고 있어 반발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재는 내달 4일 총리로서 국회 본회의에서 소신 표명 연설을 한 후 7일부터 있을 각 당 대표 질문 등을 거쳐 9일 중의원을 해산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총선거 공고 15일, 투개표 27일’ 일정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아사히는 보도했다.

이시바 총재는 이달 29일 일본 민영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중의원 해산에 대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언급했다. 공영 NHK 인터뷰에서도 10월 중 중의원 선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여러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답한 바 있다.

아사히는 “자민당 내에서는 새 정권이 야당의 추궁을 받을 것을 우려해 ‘출범 초 조기 해산’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이런 목소리에 따라 이시바도 조기 해산에 무게를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국민에게 신뢰를 묻기 위한 판단 재료도 갖추기 전에 논전에서 도망치려 한다면 ‘비자금 해산’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과 함께 자민당과 옛 통일교 간의 유착 문제에 대한 재조사도 촉구했다.

한편 자민당으로서는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파벌 비자금 문제로 인한 신뢰 추락을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 만큼, 의원 공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자금 문제에 얽혀 징계를 받은 의원들 중 다수는 구 아베파 등 강경 보수 색채의 의원들인데, 이들을 모두 배제한다면 당내 기반이 약한 이시바 총재가 안정된 당 운영을 하기 힘들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을 공천한다면 야당의 매서운 공세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시바 총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공천 문제에 대해 “공천권자인 나도 책임감을 갖고 제대로 책임을 지고 싶다”고 언급한 게 전부다. 

한편 이시바 총재는 30일 오후 자민당 간부 인사를 단행하고 국회 해산과 조기 총선에 본격적으로 대비한다. 당 부총재로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당 최고 고문으로는 유일하게 남은 파벌인 ‘아소파’를 이끄는 아소 다로 전 총리를 각각 임명해 예우하고, 국정 운영에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특히 아소 전 총리는 결선 투표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을 지지한 만큼, 그를 요직에 기용함으로써 당내 화합을 꾀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총재를 대신해 자민당 운영을 담당하는 주요 간부인 당 4역(役)도 내정됐는데, 선거 얼굴인 선거대책위원장에는 ‘3강’ 후보 중 한 명이었던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을 임명할 예정이다. 높은 인지도와 젊음을 내세워 당의 쇄신감을 내세운다는 계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