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상법 교수 63%, 기업 경영활동 제약에 상법 개정 반대"

2024-09-25 08:24

전국 상법 전공 교수 10명 중 6명 이상이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를 위한 상법 개정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법학전문대학원 및 대학교 법학과에 소속된 상법 전공 교수 1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99명 중 62.6%가 이러한 취지의 상법 개정에 반대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중점 발의한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동안 재계와 경제단체는 기업의 경영 활동에 제약이 된다는 이유로 개정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를 제기해왔다.

교수들이 상법 개정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회사법에 이미 소수주주 보호 조항이 있어서'라는 응답이 40.3%로 가장 높았다. 이어 '회사법 근간 훼손'(27.4%), '부작용 등을 방지할 필요 조항 미비'(24.2%), '회사법에 대주주의 사익 추구 방지 조항 이미 존재'(8.1%) 등 순이었다.

대다수 교수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가 기업 경영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가 기업 경영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응답(65.7%)이 '긍정적'이라는 응답(34.3%)의 2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정적 영향이 예측되는 이유로는 '이사에 대한 소송 증가로 투자 등 정상적 경영활동 위축'이 49.2%로 가장 많았다. 이어 '행동주의펀드 등 투기 자본의 경영 간섭 증가'(33.9%), '채권자 및 근로자 등 주주 외 이해관계자들의 이익 침해'(9.2%),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및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한 기업 자금조달 위축'(7.7%) 등 순이다. 

응답자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자본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 최소화 및 시장 자율 조정 유도'(37.4%)가 가장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그 뒤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로 투자자 신뢰 확보'(29.3%),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기업 제도 환경 조성으로 경영실적 개선 유도'(17.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다 월등히 높은 상속세율 인하'(11.1%),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통한 대규모 외국인 자금 유입 유도'(5%)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이사 충실의무 확대를 추진할 경우 소송 증가 및 투기자본의 경영간섭이 우려된다"며 "사실상 해외 사례가 없고 기업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저해할 수 있는 만큼 상법 개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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