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연료비조정단가 ㎾h당 5원 유지..."재무상황 등 고려"

2024-09-23 09:02

[사진=연합뉴스]
오는 4분기(10~12월분)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단가가 기존과 동일하게 1kWh당 5원으로 책정됐다. 

한국전력(한전)은 올해 4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이전 분기와 같은 1kWh당 5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전력당국은 연료비조정단가, 한전의 누적 적자, 물가 등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기요금 인상의 시기·폭 등을 결정한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중 매 분기 시작 전달의 21일까지 정해지는 연료비조정단가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토대로 산정된다. kWh당 ±5원 범위에서 적용되는데 한전은 지난 2022년 3분기부터 국제연료비 인상 여부와 관계없이 줄곧 최대치인 +5원을 반영해 왔다.

전력 당국은 이번에 연료비조정요금을 제외하고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도 따로 인상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4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최근 3개월간의 연료비 가격 동향을 반영했을 때 한전은 4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kWh당 -5원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에 "4분기 연료비조정단가는 한전의 재무상황과 연료비조정요금 미조정액이 상당한 점 등을 고려해 직전 분기와 동일하게 KWh당 +5원으로 계속 적용할 것"이라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을 계속해서 이행해주길 바란다"고 통보했다. 

앞서 올 4분기에는 전기요금이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에너지 당국인 산업부와 물가 당국인 기획재정부 간 온도차를 보였다. 산업부는 전기요금 현실화에 공감하고 있지만 기재부는 공공요금 인상이 전반적인 물가를 끌어올릴 것을 우려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22일) "윤석열 정부 들어 전기요금이 50% 정도 인상됐다. 국민부담이 얼마나 늘었는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고, 한국전력의 재무구조와 에너지 가격 등에 대한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다"며 동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연료비조정단가는 3개월마다 자동으로 이뤄지는 전기요금 '미세조정'을 위한 기준인 만큼 연내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한전의 재무 위기 상황을 고려해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