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으로 보는 오늘의 대한민국 (2024년 9월 19일자)

2024-09-19 07:47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대출을 악용한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 매수)’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기준 주택취득자금 조달·입주계획서에 따르면, 임대 보증금을 건네받고, 금융기관 대출을 끼고 있으며 입주 계획을 ‘임대’라고 써낸 주택 구매 사례는 963건에 달했다. 갭투자가 성행했던 2021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다.

전세대출 규제에서 제외된 분양권·입주권도 갭투자 활용 수단이 되고 있다. 분양권 또는 입주권 보유자는 무주택자로 전세대출을 최대 5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전세대출은 다른 대출 대비 실행이 어렵지 않고, 3대 보증기관이 최대 100% 대위변제해주기 때문에 은행 역시 비교적 쉽게 자금을 내준다. 이에 기존 집을 판매한 자금으로 강남권 아파트 분양권을 구매하는 대신 전세대출로 전셋집에 들어갈 수 있다. 전세대출로 사실상 강남권 아파트 갭투자에 나서는 셈이다.
 
문제는 담보 없이 내주는 수억원의 전세자금이 갭투자에 활용될 경우, 실수요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전세대출의 대량 실행은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 실수요자 주거난 심화로도 이어진다. 보증 보험 요건을 갖추지 못해 자칫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한다. 실제 2022년 대규모 전세 사기도 받기 쉬운 전세대출과 최대 100% 보증 보험이 원인이 됐다.
 
매매가 대비 점차 높아지는 전셋값은 더 쉽게 갭투자를 하도록 부추긴다. 적은 자금으로 아파트를 매수하고, 집값 상승 시 큰 시세 차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지난 7월 53.9%로 2022년 11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대규모 전세사기 이후 계속 줄었던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세대출 규모도 올해 들어 다시 반등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1조원가량 늘었다. 다시 갭투자가 늘고 있다고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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