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는 형식적인 법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국민의 눈높이와 상식에 맞는 재판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달라고 판사들에게 당부했다.

조 대법원장은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제10회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오직 사건만을 보고 당당하게 재판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법원의 날'은 한국이 사법 주권을 회복한 1948년 9월 13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조 대법원장은 "신속한 재판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법원 구성원들이 심기일전해 업무를 성실히 수행한 덕분에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법원장의 재판 업무 담당, 법관의 사무 분담 장기화, 사무국장의 사법보좌관 겸직 등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감정 절차 개선, 판결서 간이화, 공판중심주의 적정화, 민사 항소심 심리 모델 개선 등 재판 절차 정비도 차근차근 이루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속한 재판 역시 공정한 재판이 전제되어야 함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며 "불요불굴의 정신과 함께 설령 원하는 결론을 얻지 못한 국민이라 하더라도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결론에 이른 과정을 충실하게 설명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조 대법원장은 지난 1월 순직한 고(故) 강상욱 판사를 비롯해 법원에 기여한 8명에게 표창도 수여했다. 서울고법 가사 재판부 소속으로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담당했던 강 판사는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던 중 쓰러져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