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 AI반도체·양자컴퓨팅 등 대중 수출통제 동참해야"
2024-09-11 09:07
미 산업안보차관 "HBM, 미국과 동맹 위해 개발해야"
통상본부장 "미와 수출통제·기술안보 협력 강화할것"
통상본부장 "미와 수출통제·기술안보 협력 강화할것"
미국 상무부 고위당국자가 한국 기업들이 생산하는 인공지능(AI) 핵심 반도체의 대(對)중국 수출 통제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당국자는 또 양자 컴퓨팅, 첨단반도체 제조 장비, 3D 프린팅 등 분야에서 시행한 대중국 수출통제에 한국이 동참하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앨런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경제안보 콘퍼런스에서 중국이 미국과 동맹의 안보를 위협하는 첨단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만드는 기업이 3개 있는데 그중 2개가 한국 기업”이라며 “HBM 역량을 우리 자신과 우리 동맹의 필요를 위해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에서 한국과의 협력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경제안보 안전망 구축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지지와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경제안보 조치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과의 수출통제와 기술안보 협력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중국을 겨냥한 수출통제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당부했다. 그는 “이런 것들을 독자적인 방식으로 하면 국가 안보를 보호하지 못하고 다자적으로 해야 한다”며 “운이 좋게도 우리는 그렇게 하는 면에서 한국이라는 훌륭한 동맹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최첨단 반도체장비를 수입하지 못하게 되자 AI용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멀티 패터닝 공정에 의존하고 있어 이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에 대해서도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상무부가 추진하는 커넥티드 차량 규제에 대해서는 중국과 러시아 등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에서 만든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차량의 미국 수입을 제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규제 대상 품목으로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차량의 동력 체계를 관리하는 부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우리가 하려는 일에 대해 한국 기업들과 대화해왔다”며 “한국 기업들이 그런 종류의 역량(규제 대상 기술)이 필요할 경우 그들의 공급망을 조정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준비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 자동차 기업이 미국에 수출하는 커넥티드 차량에 규제 대상인 중국산 부품을 이용할 경우 이를 교체할 수 있는 준비 시간을 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커넥티드 차량은 무선 네트워크로 주변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내비게이션, 자율주행,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이른바 ‘스마트카’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