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러 미사일 지원' 이란 제재…이란 "추악한 선전"

2024-09-11 07:57
영·프·독, '항공 계약 취소'…이란 "경제적 테러"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사일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란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대량 공급했다는 이유로 두 국가에 대해 신규 제재를 단행했다. 이란은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공급했다는 의혹에 대해 “추악한 선전”이라며 부인했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의 러시아 탄도미사일 지원과 관련된 러시아와 이란 개인 10명과 6개 기업, 이란의 무기 부품과 무기 시스템 제공에 관여한 선박 4척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란항공과 러시아 해운회사 2곳 등 3개 기업과 미사일 전달에 관여한 러시아 해운회사 소속 선박 5척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란과 러시아는 지난해 말 수백발의 미사일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여름 러시아 군인들이 해당 무기 사용 교육을 받았다고 재무부는 전했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10일(현지시간) 온라인 브리핑에서 “우리와 동맹국들은 무인기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무기들의 부품과 무기 시스템의 전달에 관여한 이란과 러시아의 개인·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이란으로부터 탄도 미사일을 배송받았으며 몇 주 안에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란 항공을 포함해 이란에 대해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며 이날 오후 늦게부터 제재가 부과된다고 언급했다.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은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 지시에 따라 EU 회원국들에 이란에 대한 신규 제재안을 제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독일, 프랑스, 영국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이란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넘겼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란과의 양자 항공 서비스 협정을 취소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공급했다는 의혹에 대해 “추악한 선전일 뿐”이라고 부인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서 “이란이 무기를 일부 국가로 이전한다는 허위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소식을 퍼뜨리는 것은 추악한 프로파간다(선전)일 뿐”이라고 적었다.
 
칸아니 대변인은 “미국과 일부 서방 국가들은 가자지구 대량 학살에 막대한 규모의 불법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은폐하고자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런 거짓말로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전쟁범죄와 대량학살 책임에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돌리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칸아니 대변인은 영국, 프랑스, 독일이 이날 공동성명에서 각각 이란과 맺은 양자 항공 서비스 계약을 취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별도의 입장문에서 “적대적 정책이자 경제적 테러”라고 비난했다고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전했다.
 
그는 “유럽 3개국은 상응하는 이란의 비례적 조치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분쟁과 관련해 이란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판매했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