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지운 테마파크…좀비 콘텐츠로 '중무장'

2024-09-09 15:02

롯데월드 어드벤처 인형의 집 스트리트 호러 쇼 [사진=롯데월드]

1국내 주요 테마파크들이 공포를 테마로 한 행사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이태원 참사 이후 공식적으로 '핼러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논란을 피해 가을 시즌 행사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9일 테마파크업계에 따르면 에버랜드와 롯데월드 등에서 올해 가을 시즌 좀비 등을 주제로 한 호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간 테마파크업계는 가을 시즌을 맞아 '핼러윈' 콘셉트의 축제를 진행해 왔다. 해골, 마녀, 호박 등으로 테마파크를 꾸미고 좀비 퍼레이드와 공포 체험 등 핼러윈 관련 콘텐츠를 대거 선보였다. 롯데월드는 2008년부터 '해피 핼러윈 파티'를 통해 핼러윈 콘셉트의 퍼레이드와 뮤지컬 쇼를 매년 진행했고, 에버랜드도 핼러윈 콘셉트 행사를 2010년 전후부터 꾸준히 이어왔다. 이러한 행사가 방문객들의 인기를 끌면서 테마파크에서는 '가을=핼러윈'이라는 공식이 생겼다.

그러나 2022년 10월 29일 핼러윈데이 기간 이태원 참사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테마파크업계에서는 '핼러윈'이라는 공식 명칭을 삭제했다. 

테마파크 업계 한 관계자는 "가을 시즌이 핼러윈과 시기적으로 맞물리면서 10년 넘게 핼러윈 관련 행사를 이어왔다"면서 "테마파크에서는 항상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기에 고민이 많다. 최근 IP를 활용하는 선보이는 등 가을 시즌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가을 행사를 단순 '핼러윈 행사'로 치부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 다크 문 [사진=롯데월드]

롯데월드는 지난해부터 가을 시즌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과 협업한 하이브 지식재산권(IP) 웹툰 '다크 문'을 활용한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다크 문은 특별한 능력을 갖춘 일곱 뱀파이어 소년의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에는 다크 문 행사만 진행했지만, 올해는 호러 행사를 추가했다. 실외 공간에는 '다크 문 월드'를, 실내 공간에는 호러 콘셉트로 '인형의 집'을 꾸몄다. 가을 시즌 동안 매일 '스트리트 호러쇼' 등 공연도 선보인다. 

롯데월드 측은 "2024년에는 다크 문 월드'를 통해 롯데월드의 독창적인 콘셉트와 외부 IP를 결합해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호러 콘텐츠를 제공중"이라며 "특히 낮에는 평범했던 공간이 밤이 되면 호러 요소가 가득한 공간으로 변하는 반전 콘텐츠를 통해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와 콜라보한 에버랜드 블러드시티 [사진=에버랜드]

에버랜드는 넷플릭스와 손잡고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과 '기묘한 이야기' 등을 활용해 약 1만㎡ 규모의 블러드시티를 이색 공포체험 공간으로 꾸몄다. 이곳에서는 매일 K-좀비 공연과 좀비와의 포토타임이 진행된다. 

에버랜드 측은 "테마파크는 항상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고 고객들에게 새로운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고객 경험 확장을 위해 국내외 IP 파트너들과 협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 이월드도 올해 좀비 행사와 호박을 활용한 장식 등으로 핼러윈을 연상케 하는 가을 시즌 행사에 동참했다. 코스모스 가든과 광장 등 몇몇 구간을 호박으로 꾸미고 공연하는 '펌킨페스타'와 좀비 퍼레이드와 공연을 진행하는 호러 콘셉트 '이월드 바이러스Z' 행사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