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푼 안 쓰고 모아도...연봉 8000만원 가구, 서울 아파트 사려면 11년 걸린다

2024-09-04 10:22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연 소득 약 8000만원인 가구가 서울에서 중간 가격대 아파트 한 채를 사기 위해서는 소득을 11년을 모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서울에서 연간 가구 소득이 7812만원인 가구가 한 푼도 쓰지 않고 9억원짜리 아파트를 사기 위해서는 11.5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소득은 해당 분기 KB국민은행에서 서울 지역 아파트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의 연 소득 중위값이다. 주택가격은 해당 분기 서울 지역 담보권 실행 시 조사된 담보 평가 가격의 중위값이다.

주택 가격을 가구 소득으로 나눈 값을 PIR(Price to income ratio)이라고 하는데, PIR이 10이라면 주택 가격은 연 소득의 10배라는 의미다.

2분기 서울의 PIR은 11.5로 1분기 12.6보다는 낮았다. 부동산 급등기였던 2022년 1분기 14.4, 2022년 2분기 14.8과 비교해도 낮다. 다만 중위 가구 소득은 올해 2분기 7812만원으로 2년 전인 2022년 2분기 5910만원보다 높았다. 

서울 아파트 값은 2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보다 0.26% 오르며 3월 넷째 주 이후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와 인천은 서울보다는 아파트 마련에 드는 기간이 짧았다. 올해 2분기 경기의 PIR은 8.9, 인천은 8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PIR의 지역별 양극화가 앞으로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KB부동산의 월간 주택시장 동향 시계열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 아파트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간 가격 격차는 2008년 12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8월 서울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25억7759만원으로 하위 20% 평균 4억8873만원 대비 5.27배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