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 덫'에서 못 나오는 저축은행…3개 반기 연속 적자

2024-08-30 06:00
저축은행 상반기 3804억 순손실…적자폭 확대
충당금 적립액 2.3조…기업대출 연체율 11.9%
"손실흡수능력 양호…건전성 관리 지속 강화"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이 충당금 추가 적립 여파에 3개 반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건전성도 악화했다.

금융감독원이 30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380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965억원) 대비 2839억원 감소하며 적자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상반기 이후 3개 반기 연속 적자다.

이는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악화에 따른 연체 증가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 영향 등으로 인한 대손비용 증가에 주로 기인한다. 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대손충당금전입액은 총 2조32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9323억원)보다 20% 늘었다.

대출 건전성도 나빠졌다. 6월말 연체율은 8.36%로 전년말(6.55%) 대비 1.81%포인트(p)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4.80%로 전년말(5.01%) 대비 0.21%p 하락했지만 경기회복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대출(11.92%)이 전년말(8.02%) 대비 3.90%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52%로 전년말(7.75%) 대비 3.77%p 상승했다. 감독규정상 요적립액 대비 충당금적립률은 113.8%로 전년말 수준을 유지했으며, 모든 저축은행이 규제비율(100%)을 상회했다.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5.04%로 전년말(14.35%) 대비 0.69%p 상승했다. 이는 규제비율(7%, 자산 1조원 이상은 8%)보다 높은 수준이다.

적자 실현에도 자본확충 등으로 자기자본이 소폭 감소(-2000억원)하고 위험가중자산은 크게 감소(-6조3000억원)한 영향이다.

상호금융조합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63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2조185억원)와 비교하면 47.3% 하락한 수치다.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신용사업부문(금융) 순이익(2조7531억원)이 전년동기(3조7657억원) 대비 26.9% 하락한 영향이 컸다.

상호금융조합의 6월말 연체율은 4.38%로 전년말(2.97%) 대비 1.41%p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1.99%로 전년말(1.53%) 대비 0.46%p, 기업대출 연체율은 6.46%로 전년말(4.31%) 대비 2.15%p 상승했다.

순자본비율은 8.01%로 전년말(8.13%) 대비 소폭 하락(-0.12%p)했으나, 최소규제비율(2%, 농협 5%)과 비교해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상호금융 업권 모두 실적 악화에도 자본확충 등으로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PF 부실사업장 경·공매 등 실질적인 연체채권 정리 확대 유도, 연체정리가 미흡한 금융회사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실시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