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기업·정부, 손발 맞춰 '흑연 공급망' 확보 잰걸음
2024-08-30 05:00
미·중 갈등 구조가 향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은 첨단 전략기술에 대한 수출통제를 강화해 중국의 기술 추격을 지연시키는 전략을 추구하고 중국은 흑연 등 첨단 기술 핵심 소재에 대한 공급망 통제를 무기로 대응하고 있다. 흑연은 유연한 구조 덕분에 연필 등으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이차전지 음극재 소재로 쓰이며 그 산업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전체 흑연 생산량 중 절반이 음극재에 사용됐으나 2030년에는 70% 이상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흑연 공급망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흑연 생산국으로 2023년 글로벌 생산 비중은 80%에 이르고 이차전지 강국인 한국의 경우 중국 수입 비중이 97%로 거의 전량을 의존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흑연 공급망은 전체 산업 공급망의 가장 약한 고리 중 하나이다.
위기는 공급망의 입구와 출구 모두에 있다. 공급망의 입구 쪽에서 중국은 지난해 12월부터 고순도 흑연의 수출을 허가제로 전환했다. 자원을 무기화해 글로벌 흑연 공급망의 통제권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반대로 출구 쪽에서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중국이 포함된 해외우려단체(FEOC)에서 수입된 원료로 만들어진 전기차의 보조금을 2026년부터 제외할 예정이다. 유럽도 핵심원자재법(CRMA)에 따라 2030년까지 원료에 대한 단일 국가 의존도를 65% 이하로 줄이라고 한다.
미국이든 유럽이든 자국에서 소비되는 전기차에서 글로벌 흑연 독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다행히 흑연 공급망 위기가 바로 닥치진 않겠지만 향후 첨단산업인 전기자동차·이차전지·배터리 소재 기업은 안정적인 흑연 공급망 확보가 곧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가 우리나라 첨단산업의 지속 성장에 필수 요소임을 잘 알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2월 33종의 핵심 광물을 지정했고 특히 전기차·이차전지·반도체 분야에 중요한 흑연·희토류 등 10대 전략 핵심 광물은 2030년까지 특정국 의존도를 50%대로 완화하는 정책 목표를 수립했다. 또 글로벌 사우스 등 자원보유국과 자원 협력을 확대하고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핵심 광물 국제다자협력체에도 적극 참여해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할 예정이다.
올해 초 통과된 '국가자원안보특별법'은 전 세계 자원 무기화 추세에 대응하고 자원 분야 공급망 안정을 위해 제정됐다. 특별법 제정으로 지난해 이미 통과된 공급망기본법, 소재부품장비산업법과 함께 소위 '공급망 3법'이 완성돼 흑연 등 핵심 품목의 공급망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인 선도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우리 기업들도 정부의 이러한 정책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흑연 등 핵심 광물의 가격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에도 꾸준한 투자로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SK온은 미국의 흑연 채굴업체인 웨스트워터와 공급계약을 맺어 2027년부터 5년간 최대 3만4000t의 흑연을 확보했고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호주 광산 업체인 시라와 협력해 모잠비크에서 채굴한 흑연을 연간 2000t 규모로 확보해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호주 광산업체인 블랙록 마이닝의 탄자니아 마헨지 흑연 개발에 4000만t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마헨지 광산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흑연 광산으로 계획대로 된다면 포스코는 2026년부터 연간 3만t씩, 연간 최대 6만t의 흑연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전기차 126만대의 음극재를 만들 수 있는 규모로 국내 유일의 음극재 회사인 포스코퓨처엠이 밸류체인을 내재화해 미국·유럽의 규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0여 년간은 자유무역질서가 만개했던 시기로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자유무역질서의 가장 큰 수혜국 중 하나라고 하면서 공급망이 불안정한 현재 질서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런데 언제 대외 환경이 우리나라에 녹록한 적이 있었던가. 예측 불가능하고 가변적인 대외 환경에 우리 기업과 정부가 유연하게 대처해왔다. 경쟁력 있는 우리 기업이 앞장서고 믿음직한 정부가 세제, 연구개발(R&D), 통상으로 기업의 리스크는 덜어주고 성과는 더해 준다면 어떤 통상 환경이 펼쳐지더라도 우리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글로벌 흑연 공급망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흑연 생산국으로 2023년 글로벌 생산 비중은 80%에 이르고 이차전지 강국인 한국의 경우 중국 수입 비중이 97%로 거의 전량을 의존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흑연 공급망은 전체 산업 공급망의 가장 약한 고리 중 하나이다.
위기는 공급망의 입구와 출구 모두에 있다. 공급망의 입구 쪽에서 중국은 지난해 12월부터 고순도 흑연의 수출을 허가제로 전환했다. 자원을 무기화해 글로벌 흑연 공급망의 통제권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반대로 출구 쪽에서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중국이 포함된 해외우려단체(FEOC)에서 수입된 원료로 만들어진 전기차의 보조금을 2026년부터 제외할 예정이다. 유럽도 핵심원자재법(CRMA)에 따라 2030년까지 원료에 대한 단일 국가 의존도를 65% 이하로 줄이라고 한다.
미국이든 유럽이든 자국에서 소비되는 전기차에서 글로벌 흑연 독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다행히 흑연 공급망 위기가 바로 닥치진 않겠지만 향후 첨단산업인 전기자동차·이차전지·배터리 소재 기업은 안정적인 흑연 공급망 확보가 곧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가 우리나라 첨단산업의 지속 성장에 필수 요소임을 잘 알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2월 33종의 핵심 광물을 지정했고 특히 전기차·이차전지·반도체 분야에 중요한 흑연·희토류 등 10대 전략 핵심 광물은 2030년까지 특정국 의존도를 50%대로 완화하는 정책 목표를 수립했다. 또 글로벌 사우스 등 자원보유국과 자원 협력을 확대하고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핵심 광물 국제다자협력체에도 적극 참여해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할 예정이다.
올해 초 통과된 '국가자원안보특별법'은 전 세계 자원 무기화 추세에 대응하고 자원 분야 공급망 안정을 위해 제정됐다. 특별법 제정으로 지난해 이미 통과된 공급망기본법, 소재부품장비산업법과 함께 소위 '공급망 3법'이 완성돼 흑연 등 핵심 품목의 공급망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인 선도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우리 기업들도 정부의 이러한 정책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흑연 등 핵심 광물의 가격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에도 꾸준한 투자로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SK온은 미국의 흑연 채굴업체인 웨스트워터와 공급계약을 맺어 2027년부터 5년간 최대 3만4000t의 흑연을 확보했고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호주 광산 업체인 시라와 협력해 모잠비크에서 채굴한 흑연을 연간 2000t 규모로 확보해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호주 광산업체인 블랙록 마이닝의 탄자니아 마헨지 흑연 개발에 4000만t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마헨지 광산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흑연 광산으로 계획대로 된다면 포스코는 2026년부터 연간 3만t씩, 연간 최대 6만t의 흑연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전기차 126만대의 음극재를 만들 수 있는 규모로 국내 유일의 음극재 회사인 포스코퓨처엠이 밸류체인을 내재화해 미국·유럽의 규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0여 년간은 자유무역질서가 만개했던 시기로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자유무역질서의 가장 큰 수혜국 중 하나라고 하면서 공급망이 불안정한 현재 질서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런데 언제 대외 환경이 우리나라에 녹록한 적이 있었던가. 예측 불가능하고 가변적인 대외 환경에 우리 기업과 정부가 유연하게 대처해왔다. 경쟁력 있는 우리 기업이 앞장서고 믿음직한 정부가 세제, 연구개발(R&D), 통상으로 기업의 리스크는 덜어주고 성과는 더해 준다면 어떤 통상 환경이 펼쳐지더라도 우리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