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주택을 쓰러뜨릴 정도의 거센 위력을 갖고 북상 중인 제10호 태풍 '산산'이 일본 규슈 남부에 접근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2년 만의 태풍 상륙에 '특별경보'가 발령됐고, 도요타자동차는 이날 저녁부터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낮 산산이 접근하면서 서남부 규슈 가고시마현에 폭풍, 파랑(잔물결과 큰 물결) 특별경보를 내렸다. 이는 중대한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매우 높아졌을 때 주민들의 경계심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발령한다. 특별경보는 호우·폭풍·파랑·쓰나미 등 재해 유형별로 내린다.

태풍 북상에 특별경보를 내리는 건 2022년 9월 '난마돌' 이후 약 2년 만이다. 1959년 50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이세완' 태풍이나 수십년에 한 차례 정도 나올까 말까 하는 강한 태풍이 올 때 발령된다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가고시마현에서는 이제껏 경험한 적이 없는 폭풍과 높은 파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지역 주민에게 안전한 장소로 피난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에는 호우 특별경보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태풍 산산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가고시마현의 유명 관광 섬인 야쿠시마 남서쪽 60㎞
해상에서 느린 속도로 올라오고 있다. 중심기압은 935hPa(헥토파스칼)이며 태풍 중심 부근에서는 최대 풍속 초속 50m, 최대 순간풍속 초속 70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현지 방송 NHK는 "가고시마현에서는 일부 주택이 붕괴될 정도인 최대 순간풍속 초속 70ｍ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태풍 산산은 29일까지 매우 강력한 위력을 유지한 상태로 규슈에 상륙한 뒤 일본 열도를 동북 방향으로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자동차는 28일 저녁부터 일본 내 차량 조립공장 14곳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태풍이 접근하면서 교통편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일본항공(JAL)은 가고시마, 후쿠오카, 미야자키 등 지역을 오가는 항공편을 위주로 국내선과 국제선 112편, 전일본공수(ANA)는 항공편 80편을 결항하기로 했다. 규슈 신칸센은 구마모토와 가고시마 간 고속열차 신칸센 운행을 이날 오후 8시부터 중단할 계획이다.

이번 태풍으로 인한 최대 예상 강수량은 29일 오후까지 24시간 동안 규슈 남부에서 600㎜, 시코쿠 300㎜, 도카이(혼슈 중부) 250㎜, 긴키(혼슈 중서부) 150㎜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