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경북통합논의 무산…지지해준 시·도민께 죄송"

2024-08-27 19:37
이철우 경북지사 입장문 통해 "중단 없이 진행"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4일 오전 동대구역 앞에서 열린 '박정희 광장 표지판 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경북통합논의 무산을 공식 선언했다.

홍 시장은 27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오늘 경북도의회가 대구시장 성토장이 된 것은 유감”이라면서 “최종 시한이 내일까지지만 경북도의회 동의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논의는 장기과제로 돌리고 우리는 대구 혁신 100에만 집중하는 게 대구·경북의 갈등을 수습하는 방안이 될 것 같다"며 "그동안 통합을 지지해준 시·도민들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지난 3년간 끌어오던 지방행정 개혁이 생각이 서로 달라 무산된 것은 참 아쉽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 시장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에게 오는 28일까지 대구시가 제시한 통합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고, 이 지사는 현재 쟁점인 시·군 권한과 청사 문제를 9월 말까지 결론 내자고 제안했다. 

대구시는 대구와 안동, 포항 등 3곳에 대구광역특별시 청사 설치 방안을 제시했고 경북도는 현행대로 대구와 안동에 두는 안을 고수했다.

기초지자체 권한과 관련해서도 대구시는 시군 사무 권한을 대구경북특별시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경북도는 시군에 더 많은 권한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열린 경북도의회 제34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홍 시장에 대한 비판성 발언이 나오고 통합 여부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면서 홍 시장이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두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입장문'을 내고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난관이 있더라도 계속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저출생 등 우리나라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국가 대개조 사업"이라며 "특히, 수도권 일극체제를 벗어나 다극체제를 만들어 지방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구경북이 앞장서서 행정통합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통합은 다양한 분야가 서로 얽혀 있는 매우 복잡한 문제로 진행 과정에 난관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합의와 조정이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보다 더 큰 난관이 있을 수 있으나 서로 협의하며 조정하며 난관을 극복하고 미래세대를 위해 대구·경북 통합의 길을 열어가자"고 대구시에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