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두산 구조개편 다시 제동…"합병 의사결정 및 과정 등 내용 미흡"

2024-08-26 22:33

사진=금감원

금융감독원이 두산그룹의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합병에 재차 제동을 걸었다. 지난달 두산이 제출한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 정정신고 내용이 미흡했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세부사항을 보완하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26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주식의 포괄적교환·이전 관련 증권신고서에 2차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두산그룹이 반기보고서 내용을 반영하겠다며 자체 정정한 것까지 포함하면 세번째다.
 
금감원은 신고서 내 의사결정 과정과 내용 등을 비롯해 분할 신설부문의 수익가치 산정 근거 등 기존에 요구해온 사항이 금감원 기준에 미흡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이날 자료를 통해 “지난달 24일 두산이 제출한 증권신고서 검토 결과 의사결정 과정 및 내용, 분할신설부문의 수익가치 산청 근거 등등 금감원의 요구사항에 대한 보완이 미흡한 부분을 확인했다”면서 “주주들의 투자 판단을 위한 내용이 충분히 제공되도록 다시 보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구조개편과 관련해 두산 측의 의사결정 과정과 내용 등 구체적인 내용이 기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구조개편을 논의한 시점과 검토 내역, 그간의 진행 과정, 거래시점 결정 경위, 구체적인 시너지 효과 등이 기재돼야 한다”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할신설부문(두산밥캣 지분 보유)의 수익가치는 관련 규정에 따라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모형을 준수해야 한다"며 "미래 수익에 발생하는 효익에 기반한 모형을 적용해 기존 기준시가를 적용한 평가방법과 비교할 것 등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두산그룹은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분리해 두산로보틱스에 100% 완전자회사로 흡수합병하는 구조개편을 추진 중이다.
 
두산그룹은 사업 시너지와 경영 효율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선 합병비율이 소액주주들에게 불리하게 정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 같은 기관투자자와 의결권 자문기관들의 평가도 좋지 못하다. 우량주로 평가되는 두산밥캣 주식 1주가 적자 업체인 두산로보틱스 주식 0.6주로 교환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향후 회사가 정정신고서 제출시 동 정정요구 사항이 충실히 반영되었는지 면밀히 심사할 계획이다”면서 “투자자는 이번 정정요구에 따라 제출될 증권신고서의 기재내용과 향후 일정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안내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