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채상병 특검법' 소극적 자세…여야 대표회담 어쩌나

2024-08-26 17:16
민주당, 예정대로 3번째 본회의 올리거나, 국정조사 추진할 듯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2023.12.29[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이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즉각 발의'를 압박하는 것에 "정 급하면 자기들이 기존 법안을 철회하고 대법원장 특검으로 새로 발의할 수 있는 것 아닌가"며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한 차례 미뤄진 여야 대표회담도 난항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발의를) 정치게임으로 여권 분열 포석을 둔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 문제를 정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젊은 해병이 의무 복무 중에 돌아가신 상황은 좀 더 엄중하게 봐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한 대표는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수사 결과를 보고 특검을 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도 완전히 틀린 생각은 아니다"라며 "원칙적으로 보면 특검은 수사가 진행된 이후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특검 발의를 서두르는 것이 아닌 '공수처 수사 결과 발표 후 특검 논의'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민의힘 측은 이날 오후 언론 보도에서 "특검법과 관련해 한 대표가 공수처 수사 후 검토로 입장이 후퇴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그는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특검 후보를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제3자 채상병 특검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한 대표의 방식을 수용할 수 있다며 연일 특검법 발의를 압박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도 "오늘 중에 말이 아니라 법안으로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 대표가 채상병 특검법 추진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민주당은 세 번째 '채상병 특검법'을 예정대로 본회의에 올리고 표결에 들어가거나 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3일 전당대회 TV토론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이 지금처럼 지지부진하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계속 거부를 하고 도돌이표가 되고 있다"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여야 대표 회담 일정은 무기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실무협상이 이번주 초 재개된다고 해도 본격적인 의제 협상과 일정 조율은 이 대표가 퇴원하는 시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9월 정기국회 일정, 10월 국정감사 일정도 변수다.

김우영 민주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표회담을 위한 실무협상 가운데 의제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의제 합의는 솔직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야 대표 회담의 생중계 여부는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 대표는 "회담 과정을 보여드려야 여야 당 대표도 국민을 의식하면서 대화하지 않겠나"며 "제가 갖고 있는 뷰파인더와 이재명 대표가 갖고 있는 뷰파인더에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겹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이 대표가 생중계가) 불편하다면 그것 때문에 여야가 못 만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11년 만의 여야 대표 회담이 어떤 방식으로든 간에 진행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전제 조건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