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골프史] 경쟁 골프서 최소타 기록한 '미스터 55'

2024-08-28 06:00
첫 55타 친 호메로 블랑카스, 코스 전장 기준으로 세계기록에선 삭제
2012년 라인 깁슨 '뉴 미스터 55'로 등장…임시 캐디와의 이슈로 1벌타

미국의 호메로 블랑카스가 기록한 55타 스코어 카드. [사진=호메로 블랑카스 재단]
골프에서 18홀이라는 개념이 확립된 것은 1764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에서다. 로열앤드에이션트골프클럽(R&A)은 22홀이었던 코스를 18홀로 단축했다.

이후 올해까지 골퍼들은 260년 동안 18홀에서 경쟁을 펼쳤다. 그렇다면 경쟁 골프 역사상 최소타를 기록한 선수는 누굴까.

처음 55타를 쳐 '미스터 55'라 불린 호메로 블랑카스다. 1938년 3월 7일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태어난 블랑카스는 1962년 8월 19일 텍사스 롱뷰에 위치한 파70 코스에서 이글 1개, 버디 13개로 55타를 쳤다.

블랑카스는 기네스 세계기록에 올랐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됐다. 기네스 세계기록이 코스 전장 기준(6500야드 이상)을 내세우면서다. 블랑카스는 약 5000야드(4572m) 전장 코스에서 55타를 쳤다.

블랑카스는 1965년 프로골퍼로 전향했다. 데뷔 첫해에 신인상을 탔다. 이후 1973년까지 4승을 기록했다. 첫 승은 1966년 그레이터 시애틀 에버렛 클래식, 마지막 우승은 1973년 몬샌토 오픈이다. 메이저 대회에는 21회 출전해 최고 순위는 공동 4위(1972년 US오픈)였다. 영국에서 개최되는 디 오픈에는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다.

1973년 라이더컵 미국팀 일원이었던 그는 1988년 50세가 된 이후에 PGA 투어 챔피언스(시니어 투어)에 합류했다. 챔피언스에서는 1989년 1승을 거뒀다.

'미스터 55'라 불리던 선수는 커리어 통산 홀인원을 18회 기록했다.
 
'뉴 미스터 55'라 불린 호주의 라인 깁슨과 55타를 기록한 스코어 카드. [사진=리버 오크스 골프클럽]
블랑카스의 기네스 세계기록은 삭제됐지만 2012년 55타가 다시 등장했다.

1986년 2월 1일 호주에서 태어난 라인 깁슨이 미국 오클라호마주 리버 오크스 골프클럽(파71)에서 16언더파 55타를 쳤다. 깁슨은 스코어 카드에 이글 2개, 버디 12개를 적었다.

'뉴 미스터 55'라 불린 깁슨은 "솔직히 말해서 흥분했던 것 같다. 굴린 퍼트마다 홀에 들어갔다.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표현"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홀에서 깁슨은 평정심을 유지했다. 한 노래를 흥얼거리면서다. 깁슨이 흥얼거린 노래는 앨리 영의 노래였다. 깁슨은 "긴장하지 않았다. 머릿속에 한 노래가 흐르고 있었다. 하루종일 영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있었다. 나는 그저 칠 뿐이었다"고 했다.

블랑카스와 달리 깁슨은 PGA 투어에 진출했지만 우승은 하지 못했다. 2부인 웹닷컴(현 콘 페리) 투어 2승이 프로 통산 최고 성적이다. 

깁슨은 2018년 1월 임시 캐디(브랜던 데이비스)와의 이슈로 '뉴 미스터 55'라는 별명에 먹칠을 했다. 

당시 깁슨은 캐디에게 퍼터 헤드커버를 집어던졌다. 이후 캐디는 해저드 안에 있던 깁슨의 공을 집어 올렸다. 이는 카메라에 포착됐고 깁슨은 1벌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