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美대선 후보 수락..."모두를 위한 대통령 되겠다"

2024-08-23 15:31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수락 연설
낙태권 문제 언급..."트럼프 정신 나가"
"김정은 같은 폭군 비위 안 맞출 것"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한다."

22일(이하 현지시간)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대통령 후보직을 수락했다. 이로써 해리스 부통령은 오는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까지 남은 75일 동안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백악관 입성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미국 최초의 아시아계이자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이 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검사 시절부터 피해자 한 명이 아닌 모든 국민을 위해 싸워왔다면서 “모든 국민을 대신해, 정당·인종·성별·언어에 상관없이 모든 미국인을 대신해, 내 어머니와 가능성 없는 여정을 시작한 모든 사람을 대신해, 나와 함께 자란 사람들, 열심히 일하며 꿈을 좇고 서로를 돌보는 사람들을 대신해,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에서만 쓸 수 있는 이야기를 가진 모든 사람을 대신해 나는 미국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나라는 과거의 쓰라림, 냉소주의, 분열적인 싸움을 넘어설 수 있는 소중하고 덧없는 기회를 갖게 됐다"며 "어느 한 정당이나 파벌의 일원으로서가 아니라 미국인으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한다. 정당과 자신보다 국가를 우선시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이르기까지 신성한 미국의 기본 원칙을 수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사법 리스크'에 휩싸여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였다. 그는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비롯해 성 문제 등으로 재판을 진행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면 겨냥하며 "대법원이 그에게 형사 기소에 대한 면책 특권을 부여한 상황에서 그가 가지게 될 힘을 상상해 보라. 가드레일이 없는 트럼프를 상상해 보라. 그가 유일한 고객인 자신을 위해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할지 상상해 보라.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한 "오늘날 미국에서는 너무 많은 여성이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며 낙태권과 생식권 화두를 꺼냈다. 그는 "트럼프는 생식권을 빼앗기 위해 대법관을 직접 뽑았다"며 "그들이 왜 여성을 믿지 않는지 정확히 물어봐야 한다. 우리는 여성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간단히 말해서, 그들은 정신이 나갔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는 “해리스 부통령이 마치 검사가 최종 변론을 하듯,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하면 미국 민주주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잠식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조목조목 지적했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외교안보 정책을 언급하면서 “나는 트럼프를 응원하는 김정은 같은 폭군이나 독재자들의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그(트럼프)가 아첨과 호의로 다루기 쉽다는 것을 안다. 그들은 그(트럼프)가 독재자가 되고 싶어 하기 때문에 독재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안다”고 말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가 22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사진=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