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기 부진하면 韓수출 타격 불가피..."중간재 하방 압력↑"

2024-08-23 06:00
단기간 내 美경기 급락 가능성 낮아
美노동수요 위축되면 즉각 경기 위축
2018년 이후 對美 수출 비중 꾸준히 증가
"중간재 대미 수출 하방 압력 과거보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향후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올 경우 우리나라 금융시장 및 대(對)미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철강·화공품·석유제품 등 중간재에서 대미 수출 하방 압력이 과거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미국 경기 흐름에 대한 평가와 미국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대(對)미 수출에 대한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당초 올해 상반기 미국 경제는 연착륙 가능성이 높게 평가돼왔으나 노동시장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된 상태다.

지난 2일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지표에 따르면 실업률은 약 3년 만에 같은 높은 4.3%를 찍었고, 비농업취업자수는 전월에 비해 11만명 늘었다. 발표 이후 미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촉발되면서 미국 주가와 국채금리가 하루 새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은은 "미국의 노동시장은 그간의 높은 긴장도가 완화되며 수급이 균형을 찾아가는 정상화 과정에 있어 경기가 단기간 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며 "향후 미국 경제는 고물가·고금리 영향 누적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소비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노동시장 부진에 따른 하방 압력을 감안하면 성장 속도는 예상보다 다소 약화될 것"이라면서도 "향후 미국의 고용 상황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미국 경제는 노동시장 유연성이 매우 높아 노동수요 위축이 본격화될 경우 즉각적인 경기 위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표=한국은행]
한은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우리나라의 수출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들어 대미 수출은 호조를 나타내며 우리 총수출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은은 "미국 성장세 둔화폭이 예상보다 더 크게 확대될 경우 우리나라 대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철강·화공품·석유제품 등 중간재에서 대미 수출 하방 압력이 과거보다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은은 자동차·기계류 수출이 대미 수출에 나타나는 하방 압력을 완충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2020년 이후 우리나라 대미 자동차 수출은 친환경 차를 중심으로 연평균 16.5% 증가하며 과거보다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다"며 "앞으로도 미국의 산업정책 관련 지출 규모는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므로 우리 기계류의 대미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다만 자동차와 기계류 수출에는 리스크 요인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고율의 관세부과 불확실성도 큰 만큼 우리 기업들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