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 전환지원금 도입 5개월…효과는 '글쎄'

2024-08-21 16:12
신형 갤럭시 출시 한달 째 전환지원금 미정
2분기 이통 3사 수익 영향 미미…마케팅비 오히려 줄어
총선 직전 30만원까지 상향, 이후 변동 없어

휴대전화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50만원까지 '합법적으로' 줄 수 있게 된 첫날인 14일 오후 서울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제도가 도입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효용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위해 지난 3월 전환지원금을 도입했지만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 Z플립·폴드6에 대한 이동통신 3사의 전환지원금이 아직 책정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통신 3사의 공시지원금은 50만원 대까지 올랐다.

통신 3사는 최근 갤럭시Z플립6·Z폴드6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53만원까지 상향했다. 기존 공시지원금은 8만~24만5000원 수준이었다. 공시지원금은 대폭 올렸지만, 번호이동을 통해 통신사를 교체하면 주는 전환지원금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는 시장환경과 경쟁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라는 게 통신사들의 입장이다.

통신 3사의 2분기 실적에도 큰 영향이 없었다. 최대 50만원까지 지급하는 전환지원금 제도 도입 후 통신 3사의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으나,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2분기 마케팅 비용은 71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줄었다. KT는 6185억원, LG유플러스는 521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9%, 3.3% 감소했다. 실제 SKT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전환지원금 도입 후 번호이동 수치가 증가했지만 전체적인 수익엔 큰 영향이 없다"고 했다.

제도로 인한 번호이동 수치 변화도 유의미하진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이통 3사의 총 번호이동 건수는 37만9823건을 기록했다. 지난 6월(33만9553건)에 비해 4만건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는 7월 출시된 갤럭시Z플립6·Z폴드6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환지원금을 책정하지 않았지만, 플래그십 신제품 효과로 통신 3사의 번호이동 시장 주도권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환지원금 정책의 실효성 논란과 함께 '총선용'이란 비판도 있다. 전환지원금 도입 직후 지원금은 10만원 대였으나, 방송통신위원회의 협조 요청에 통신 3사는 일제히 30만원대까지 지원금을 올렸다. 하지만 총선 직전까지 최대 33만원까지 올린 전환지원금은 이후 변동이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전환지원금 제도 시행으로 인한 번호이동 증가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면서 "시장의 반응을 살피면서 알뜰폰 사업 활성화 등 면밀하게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