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의 가젯 스토리] 얇고 가벼워진 갤럭시 Z 폴드6…사용성은 미니 태블릿

2024-08-21 06:00
커버디스플레이 밝기·사용성↑
선명한 대화면…개선된 힌지 주름
갤럭시 AI 유용하나 개선 필요
최신 AP와 베이퍼 챔버로 성능↑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6'로 실행한 인베스팅닷컴 앱. 주식 거래 시 차트 그래프 등을 편하게 볼 수 있다. [사진=김민우 기자]

"얇다 가볍다 잘 빠졌다, 더 이상 아재폰 느낌은 안 나는걸?"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6' 실물을 마주했을 때 느낀 첫인상이다. 사전판매서 20·30대 구매비율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고 할 만큼 이번 신작은 세련된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전작인 'Z 폴드5'까지만 하더라도 소위 '아재폰' 느낌이 강했는데, 둥글던 모서리를 깎은 만큼 날렵해진 턱선(?)을 자랑한다. 제품 전반을 무광 처리한 것도 세련된 맛을 더했다.

무게는 전작(253g)보다 14g 가벼워진 239g, 두께는 접었을 때 1.3㎜ 얇아진 12.1㎜다. 펼쳤을 때 두께는 전작 6.1㎜보다 0.5㎜ 줄어든 5.6㎜다.
 
넓어지고 밝아진, 커버디스플레이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6' [사진=김민우 기자]
접은 상태인 바(Bar) 형태의 커버디스플레이도 가로 길이가 넓어진 화면 비율(22.1:9)로 이전보다 사용성이 증대됐다. 베젤(화면 테두리)을 줄이고 모서리를 각지게 다듬은 덕분에 얼핏 보면 일반 스마트폰 같이 보인다. 

여기에 메인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커버디스플레이도 2600니트(nits·1니트는 촛불 한 개 밝기) 화면 밝기를 지원해 여름철 강한 햇빛 아래서도 텍스트 등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펼쳐보니 감동스러운 대화면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6' [사진=김민우 기자]

역시 폴더블폰은 펼쳐야 진가를 발휘한다. 'Z 폴드6'를 주변에 보여주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게임할 때 좋겠다"와 "주식할 때 좋겠다", "유튜브 볼 때 좋겠다"였다. 

인베스팅 닷컴 앱을 설치해 개별 종목 차트와 S&P500, 다우존스 등 주요 지수에 대한 정보창을 켜봤다. 

넓은 대화면으로 정보를 확인해보니 주식 거래 실력이 오를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장인은 장비를 탓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주린이'인 기자는 '장비빨'에 예민한 법이다.

평소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을 보니 대화면 덕분에 자막도 잘 읽혔다. 현재 사용 중인 아이폰 15 제품은 눈을 찡그리고 영상을 본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Z 폴드6는 그런 소리를 못 들었다.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6'로 플레이한 모바일 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사진=김민우 기자]

유명 모바일 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실행하면서 또 한 번 만족감을 느꼈다. 특히 게임 도중 지도를 확인할 때는 마치 태블릿을 사용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다만 영상 시청이나 게임 도중 가운데 접힌 부위 '힌지 주름'이 신경 쓰이긴 했으나, 전작보다 확실히 개선된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재밌는 갤럭시 AI, 번역·통역은 분발해야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6' 통역 기능. [사진=김민우 기자]

기자로서 취재를 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음성을 글자로 변환하는 일이다. 

강화된 '갤럭시 AI'의 '듣기' 기능을 이용해 현장 음성을 실시간으로 글자로 변환해봤다. 결과물은 '네이버 클로바노트' 대비 낮은 완성도를 보여줬으나 녹음 과정이 없단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 해당 기능은 갤럭시 AI가 발전할수록 더욱 강화될 것이므로 기대가 크다.

'통역' 기능은 원어민과 함께 실행해본 바 영·한 번역에 있어 쓸 만한 결과물을 보여줬다. 다만 기자가 일본에서 일본 현지인과 통역에 사용했을 땐 주변 음성 간섭 문제 때문인지 조금 부족한 결과물을 보여줬다. 입력어(일본어)를 인식하는 데 부족함이 있었다.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6'로 실행한 '갤럭시 AI' 이미지 생성. [사진=김민우 기자]

이미지 생성·편집 기능도 유용했다. 산 위에 새를 그리니 제각각 다른 4마리를 그려줬다. 콜라와 잔이 있는 사진에서 콜라를 지우니 콜라병도 사라졌다. 다만 콜라병의 그림자가 하단에 남은 게 '옥의 티'였다. 당장 포토샵 기능이 급할 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 성능 발군, UDC 카메라는 SW 개선 필요
최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갤럭시용 스냅드래곤8 3세대'와 전작보다 1.6배 커진 '베이퍼 챔버' 덕분에 일상 사용 면에서 '프리징(기기 멈춤)' 같은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베이퍼 챔버는 효과적으로 열을 분산시키는 부품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6'로 촬영한 일본 후쿠오카 하카타역 전경. [사진=김민우 기자]

카메라는 전작과 동일한 스펙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실내·야간 등 일상생활에서 무리 없는 성능을 보여줬다. 특히 야간 사진 촬영에서 노이즈 제어가 우수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6'로 강연을 촬영 중인 모습. [사진=김민우 기자]
취재 시 폴더블 특성을 이용해 접힌 상태로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점도 유용했다. 강의를 녹화해야 하는 대학생들에게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내부에 탑재된 UDC(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로 셀피를 찍으니 결과물은 조금 아쉬웠다. 부족한 화질을 소프트웨어(SW)로 지나치게 과하게 보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UDC의 동작원리를 생각해보면 당연한가 싶기도 하다. 삼성전자도 이 부분에 대해 '셀피 촬영 시 화질이 저하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추후 개선되길 기대해본다.
 
배터리 효율↑… 초고속 충전 2.0 지원해줘야
카카오톡, 유튜브, 유튜브 뮤직, 모바일 주식거래 앱(MTS), 웹서핑 등 현대 직장인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만한 앱을 하루 4시간 정도(중간 밝기·120㎐ 주사율 기준) 간간이 사용해본 바 귀가 시 배터리가 평균 25~30% 정도 남았다.

4400mAh(밀리암페어) 용량과 개선된 AP 등으로 이전보다 높은 배터리 효율을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신 Z 폴드6는 45와트(W)를 지원하는 '갤럭시 S24' 시리즈와 달리 '삼성 초고속 충전 2.0'을 미지원한다. 최대 충전속도가 25W에 머무르다 보니 기자가 사용하는 60W급 PPS 충전기가 무용지물인 셈이다. 이는 폴더블 폼팩터의 발열관리를 위해서인 것으로 추정된다.
 
200만원 넘는 '가격의 벽', 슬림 폴더블 나오나
갤럭시 Z 폴드6는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아 만족도가 큰 제품이다. 그럼에도 쉽사리 구매하기 어려운 건 역시 200만원을 넘는 가격 때문이다. 제일 낮은 256GB 제품 출고가가 222만9700원이다. 

물론 공시지원금이 늘었고 이동통신사의 보조금과 혜택을 더한다면 실제 구매가는 이보다 낮은 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폴드6'의 슬림형 버전을 출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펜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디지타이저(디지털신호 변환기)'를 제거할 것이란 소식이 들리면서, 두께와 가격 모두 슬림하게 만들 수 있을지 기대된다. 

실제 일상 생활에서 S펜 없이도 편리하게 사용한 만큼 가격과 두께 모두 잡은 제품이 나올 것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