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재건축·재개발 사업 단계별 갈등 관리 나선다
2024-08-20 11:20
서울시는 정부의 '8.8 부동산 대책'에 발맞춰 현재 진행 중인 정비사업장이 완공까지 중단 없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정비사업 단계별 갈등관리 대책'을 마련, 전 단계 갈등 해결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통상 정비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되더라도 13~15년의 긴 사업 기간이 소요되고, 지연되는 경우 입주까지 20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정비사업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각종 인허가를 비롯한 복잡한 행정절차 탓도 있지만 주민 간 의견 대립이나 '알박기'와 같은 조합 내부 갈등과 조합-시공자 간 공사비 갈등 등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전 과정을 촘촘히 모니터링하고 조합이 갈등이나 문제에 직면해 사업 추진이 곤란할 경우 문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 나설 방침이다.
우선 사업시행인가나 관리처분계획인가가 완료돼 5년 내 착공이 가능한 사업장은 갈등 위험 유무에 따라 3단계(정상추진·주의요망·문제발생)로 나눠 후속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집중 관리한다.
또 조합설립인가 단계의 사업장 중 추진 속도가 빨라 6년 내 착공이 가능한 곳을 최대한 발굴해 신속한 인허가 협의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시는 최근 다수의 정비사업장에서 공사비로 인한 조합과 시공자 간 갈등으로 빚어진 사업 지연과 조합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관리하고 있다.
조합과 시공자 간 책임과 의무를 보다 명확히 해 갈등을 예방할 수 있도록 지난 3월 '서울형 표준계약서'를 마련·배포했으며, 시공자 선정 및 계약에 앞서 독소조항 등을 미리 검토해 주는 등 조합의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해 주기 위한 전문가 사전컨설팅 제도도 시행했다. 조합-시공자 간 공사비 협의를 보다 객관적이고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SH공사를 활용해 서울지역의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을 전담하게 하는 등 노력 중이다.
시는 이미 갈등이 발생해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은 정비사업장에는 전문가로 구성된 정비사업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조기에 갈등을 봉합하고,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제도를 적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비사업 담당 부서들로 구성된 '공사비 갈등 TF'를 운영해 서울지역 내 시공자가 선정된 구역에 대해 증액 여부 모니터링 등 갈등에 대비·대응하고 있다.
시는 이주 및 철거, 착공 후 사업장도 공사비 등의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현행과 같이 지속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시는 공공에서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개선 방안을 정부에 건의해 왔다. 시는 지난 8일 정부 발표와 같이 서울시에서 건의했거나 선제적으로 추진 중인 내용이 다수 법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비사업 추진이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가 정부에 건의한 주요 내용으로는 △사업 속도 제고(전자의결 활성화, 통합심의 대상 확대 등) △공공지원(전문조합관리인 선임, 공사비 증액 사전 신고, 분쟁사업장 전문가 파견 등) △세제·금융 지원(사업 초기자금 지원) △정비사업 규제 완화(임대주택 매입비 현실화, 재건축부담금 완화, 공원녹지 확보 기준 완화 등) 등이 있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은 "그동안 조합의 업무 수행을 다방면으로 지원해 왔고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중재 노력도 해왔다"며 "재건축·재개발이 멈추지 않고 진행될 수 있도록 시가 직접 정비사업 전 과정을 촘촘히 관리할 것이며, 필요한 부분은 정부에 적극 제도개선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