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15주기 추모식에 여야 집결..."더 나은 대한민국 노력"

2024-08-18 11:16
한동훈 "진영 초월하는 혜안 보여줘"...박찬대 "불의와 타협 않겠다"

13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김대중도서관에서 '김대중 육성 회고록'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는 18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를 맞아 고인을 추모하며 '더 나은 대한민국'을 다짐했다. 다만 여당은 DJ의 '현실주의자' 모습을, 야당은 '민주투사' 면모에 주목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모식 추도사에서 "세월만으로 보면 이제 김 대통령의 정치가 서서히 잊혀져갈 만한 때도 됐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아직도 많은 시민들이 대통령의 정치와 리더십에 대해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 대표는 '상인적 현실감각과 서생적 문제의식을 같이 갖춰야 한다', '정치는 국민보다 반보 앞서야 한다' 등 김 전 대통령의 어록을 언급하고 "2024년 어떤 정치인보다 더 지금에 맞는, 진영을 초월해 시대정신을 꿰뚫는 혜안을 보여주셨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말씀들을 실천하면 분명히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현실은 어렵지만 우리 정치가 더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아름답게 하고 대한민국 역사를 더 빨리 발전하게 할 수 있길 빈다"고 기원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2003년 퇴임사 '불의와 타협하는 것은 영원히 죽는 것이고, 죽더라도 타협을 거부하는 것이 영원히 사는 것'에 주목했다.
 
박 직무대행은 "우리는 오늘 대통령님 영전에 고개를 들 수 없다"며 "오만과 독선의 윤석열 정권 2년 반 만에 민주주의는 무너졌고, 민생경제는 파탄 났으며, 한반도 평화와 안보는 깨졌다"고 비판했다.
 
또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헌법정신을 파괴하는 반민족적 '역사 쿠데타'까지 감행하고 있다"며 "대통령님께서 굳건히 세운 대한민국이 지금, 총체적 위기에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 직무대행은 "대통령님의 말씀처럼, 불의와 타협하지 않겠다.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겠다"면서 "민주주의의 완성, 민생경제의 회생, 한반도 평화번영의 실현을 위해 민주당이 사즉생의 각오로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DJ와의 인연을 회고하며 "민주주의와 민생, 한반도 평화에 새겨진 '김대중의 길'을 되새긴다"며 "평생의 삶으로 보여주신 도전과 용기, 지혜가 그립다"고 말했다.
 
이어 "갈등과 위기가 중첩되고 나라의 정체성과 민주주의, 민생, 평화가 흔들리고 있지만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더욱 또렷해지고 있다"며 "생애 마지막 연설에서 말씀하신, 유언과도 같은 '행동하는 양심으로 평화로운 남북관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 희망이 있는 나라'를 만들자고 하신, 바로 그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대중평화센터가 주최한 이날 추모식에는 우 의장과 여야 주요 정당 대표급 인사,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정대철 헌정회 회장, 이종찬 광복회 회장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노태우·김영삼·노무현 전직 대통령 아들인 노재헌·김현철·노건호씨 등도 함께했다.
 
행사는 우 의장의 추모사, 한 대표와 박 직무대행 추도사, 유족인사 및 DJ 묘역 헌화와 분향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