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주택 세제 혜택'에도 저조한 오피스텔 청약…"똘똘한 한채에 아파트로 수요 집중"

2024-08-15 16:04
올해 진행된 오피스텔 청약 평균 경쟁률 5.27대 1

지난 3월 17일 서울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오피스텔 월세 정보가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소형 주택 활용도 제고 방안으로 발표한 '오피스텔 주택수 제외' 정책에도 불구하고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와 내년 2년간 준공되는 60㎡ 이하, 수도권 6억원·지방 3억원 이하의 소형 신축 주택(아파트 제외)을 구입 시 취득세와 양도세, 종부세 산정 시 주택수가 제외되며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가격 상승 기대가 약해 수요가 몰리지 않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2일까지 전국에서 진행된 오피스텔 27개 단지 청약의 평균 경쟁률은 5.27대 1로 기록됐다. 이는 금리 상승 여파로 오피스텔 시장에 한파가 불었던 2022년 경쟁률(5.2대 1)과 비슷한 성적이며,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평균 청약 경쟁률인 6.7대 1보다 한참 밑도는 결과다.

오피스텔 청약 부진은 ‘부동산 불패’로 통하는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공급된 '한울에이치밸리움 더하이클래스' 오피스텔은 117가구 공급에 13명의 신청자만 청약해 미달됐고, '서울 우남 w컨템포287','가산 G밸리 라티포레스트','에이크로아이트 마포' 오피스텔도 줄줄이 한 자릿수 청약 경쟁률에 그쳤다.

정부의 ‘1·10 부동산 대책' 첫 수혜단지로 주목받은 동대문구 이문동의 '이문 아이파크 자이 오피스텔'의 경우 1군 건설사 브랜드를 달고도 전 타입 모두 한 자릿수 경쟁률에 머무른 바 있다. 

청약 시장에서 오피스텔의 흥행 부진은 비(非)아파트 시장이 침체돼 가격 상승의 기대감이 크지 않은 데다 높은 분양가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청약이 진행된 '잠실역 웰리지더테라스' 전용면적 29㎡의 최고 분양가격은 5억3817만원에 달했다. 인근 오피스텔인 송파구 방이동 '사보이시티잠실' 오피스텔의 같은 면적이 지난 6월 3억48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고분양가라는 평가다.

방이동 A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8호선 몽촌토성역과 9호선 한성백제역이 각각 걸어서 10분 안팎으로 접근성이 좋고 근처에 올림픽공원과 석촌호수가 있어 문의는 많았으나 시세 차익으로 인해 고민하는 예비 수분양자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세제혜택이 있어도 비아파트에 대한 가격 상승 기대 자체가 약하기 때문에 수요가 안 생기는 것"이라며 "'똘똘한 한채'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아파트 수요를 집중시키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