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도 엇갈린 여야..."친일몰이" vs "반민족 정권"

2024-08-15 15:28
범야권 경축식 '보이콧'...사상 초유
한동훈 "나라 갈라진 것처럼 보이게 한다"
이재명 "고개 들 수 없는 부끄러운 광복절"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퇴장하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합과 화합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광복절 경축식 행사가 여야 간 극심한 갈등으로 얼룩진 '반쪽행사'로 전락했다.
 
국민의힘은 15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친일몰이' 정치 공세라며 정부 주최 경축식에 참여한 반면, 민주당은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을 '친일 뉴라이트 인사'라고 비판하며 광복회 등 독립운동 단체와 별도 행사를 열었다. 광복절에 정부 주최 경축식과 독립운동 단체 기념식이 따로 열린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우원식 국회의장과 민주당이 불참한 것을 놓고 "마치 나라가 갈라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면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인사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이견이 있으면 여기서 이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좌파들은 우파 정권에 대해 끊임없는 친일몰이를 해왔고, 시작은 늘 이승만 정권이 친일 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대한민국의 번영이 광복 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채택한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있음을 다시 한번 새기는 광복절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신사옥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등 범야권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친일 편향적 정책기조를 비판하며 광복절 경축식을 보이콧했다.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는 부끄러운 광복절"이라고 혹평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권은 역사의 전진을 역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과거를 바로 세워 미래로 나아가자는 상식적 외침을 무시한 채 역사를 퇴행시킨다면 결코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 정권의 몰역사적인 굴종 외교와 친일 행보를 멈춰 세우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방송4법'에 이어 '민생회복지원금법'·'노란봉투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임박한 것을 언급하며 "우리 국민의 민생에는 '거부권'을 남발하면서 일본의 역사 세탁에는 앞장서 '퍼주기'만 한다"고도 했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앞에서 발표한 '친일·반민족 윤석열 정권 규탄 성명'에서 "나라를 통째로 일본과 친일 뉴라이트에 넘기려는 음모를 당장 중단하고 국민과 순국 선열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당내 '윤석열 정권 역사 쿠데타 저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을 전하며 "시민사회와 함께 범국민적 저항운동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인가, 아니면 조선총독부 제10대 총독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일제 밀정 같은 자들을 요직에 임명한 '왕초 밀정'"이라고 규정하며 "친일 밀정 정권 축출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