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생성형 AI 열풍에 '제작 효율화' 속도

2024-08-15 14:59
1편 제작시간 150시간…주평균 6일 근무
생성 AI, 채색·후보정 등 단순업무 대체
소재 마련·이야기 구조 설정에도 도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웹툰 제작 과정의 구조적 발전을 이끌 핵심 요인으로 급부상했다. 스토리 구상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채색‧후보정 등 단순노동도 빠르게 대체하며 비용 절감 효과를 이끌고 있다.

15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 따르면 웹툰 작가는 일평균 9.9시간을 근무하며 마감 전날엔 평균 근무시간이 11.8시간까지 치솟는다. 작품을 연재 중인 작가의 주 평균 근무일은 5.8일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웹툰의 회당 평균 컷을 80컷으로 가정했을 때 들어가는 시간은 약 150시간이며, 보통 3~6명의 작가가 투입된다. 메인 작가 외에도 채색, 보정 등 다양한 작업을 돕는 보조 작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러한 노동 집약적인 특징으로 인해 한 편의 작품 제작에 평균적으로 약 2억~3억원의 비용이 사용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작품 제작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도록 돕는다. 네이버웹툰은 사용자가 그린 스케치 맥락에 맞게 자연스럽게 채색해주는 'AI 페인터'를 도입했다. 스케치 그림을 올리면 AI 페인터가 형태를 분석한 뒤, 한 번의 터치로 작품 전체에 사용자가 선택한 색상에 맞춰 채색해준다. 배색, 명암, 채색 패턴 조절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보조 작가의 업무 부담을 상당 부분 줄여줄 수 있다. 네이버웹툰은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1500여 작품의 12만 회차, 30만장의 이미지 데이터를 추출해 다양한 채색 스타일을 학습시켰다.
 
AI를 활용해 웹툰 제작의 자동화를 돕는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라이언로켓과 툰스퀘어는 웹툰 제작 시 필요한 스케치, 채색, 명암, 배경 등의 작업을 자동화하는 AI 툴을 개발해 서비스 중이다. 단순 이미지 생성 AI를 넘어 작가 고유의 그림체를 AI에 학습시키는 방식을 사용한다.
 
라이언로켓은 기존 데이터의 10분의 1만으로도 모델을 학습시킬 수 있는 기술을 적용했다. 특정 작가의 그림체로 다양한 장면의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포즈 제어 기술을 통해 캐릭터의 동작을 지정해 원하는 포즈의 결과물을 얻어내는 기술도 제공한다.
 
생성형 AI는 소재 마련과 이야기 구조 설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스토리 구상과 아이디어 개발을 빠르게 할 수 있고, 이는 결국 작품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비슷한 장르의 작품이 지속적으로 나오게 된다면 독자들은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다양한 스토리와 소재를 생성형 AI의 도움으로 창작할 수 있다면, 소재 고갈 이슈도 해결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AI개발사 안라탄은 최근 AI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인 '노벨 AI'를 개발했다. 이는 기존 초거대언어모델(LLM)을 재학습시켜 만든 결과물이다. 일루써 AI에서 발표한 GPT-네오 2.7B를 기반으로 하며, 학습과 테스트에 필요한 코드들은 모두 오픈소스(개방형 정보)로 공개돼 있다. 캐릭터 이미지 생성 AI도 제공한다. 노벨 AI 프로그램에 이미지와 대본을 입력한 뒤, 작가 키워드를 넣으면 그 작가 화풍으로 이미지를 생성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