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 "日단체, 韓탈북자단체 통해 납북 피해자 영상 北에 보내"

2024-08-14 14:57
韓단체, "이미 北관계자에게 영상 전달"
산케이 "영상 北에 침투하면 효과" 주장

요코타 메구미 납북 설명하는 가족들. [사진=EPA·연합뉴스]


일본 민간단체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이하 조사회)가 한국 탈북자 단체를 통해 납북 일본인 피해자 관련 동영상을 북한에 보내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14일 산케이신문은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며 "최근 한국 드라마 등 외부 영상이 북한 내에서 급속히 확산해 주민의 의식 변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납치 문제) 영상의 침투로 문제 해결에 돌파구를 여는 것이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조사회는 납북 일본인 피해자의 상징이 된 요코타 메구미를 주제로 한 영화 '메구미에 대한 맹세'와 함께 납북 가능성이 있는 인물 530명의 얼굴 사진 등이 담긴 동영상 자료를 만들었다. 해당 동영상에는 한글로 된 자막을 달고 납북 피해자들의 신원에 대한 설명을 담았다. 또 납북자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자에게는 보상금을 준다는 메시지 등도 넣었다.

조사회는 이 동영상 자료를 북한 관계자와 독자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한국의 탈북자 단체에 맡겼다. 해당 탈북자 단체는 이 자료를 이미 복수의 북한 관계자에게 전했다고 산케이는 보도했다.

산케이는 "최근 북한에서는 한국 드라마 등 외부 영상이 유입되면 주민들이 USB 메모리 복사로 공유하는 등 단기간에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면서 "영상이 북한 내부에 침투하면 더욱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한국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2016~2020년 탈북한 사람의 80% 이상이 외부 영상을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의 드라마 등을 시청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동경과 함께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산케이는 북한 당국 억압에도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조사회가 납북 일본인 영상을 통해 납북자 문제 해결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고 전했다.

한편 1977년 당시 13세였던 요코타 메구미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도중 실종됐고 이후 북한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메구미는 납북 일본인 문제의 상징이 됐다. 남동생 요코타 다쿠야 씨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피해자 가족회'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영화 메구미에 대한 맹세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2020년 만들어졌다.

조사회는 북한에 남겨진 납북 피해자 및 북한 주민에 대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대북 라디오 방송 '시오카제(바닷바람)'를 운영해 왔다. 조사회는 일본 정부가 인정한 17명의 납북 일본인 수보다 실제 납북된 숫자가 더욱 많다는 입장이다.

산케이는 이들이 시행 중인 단파 라디오 방송은 북한 당국에 의한 방해 전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방송 운영비의 안정적 확보도 과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