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동에 유도미사일 잠수함 배치 계획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이란이 자국 수도에서 벌어진 하마스 최고지도자 암살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피의 보복을 예고하자 확전 방지를 위한 경고의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유도미사일 잠수함의 중동 배치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잠수함은 핵추진 순항유도탄 잠수함(SSGN)을 지칭한 것으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을 탑재하고 있다. 미군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따르면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SSGN인 USS 조지아호는 지난달 지중해에 배치되어 있었다.

아울러 오스틴 장관은 중동 배치 명령을 받은 항모 전단의 신속 이동 명령도 내렸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 팻 라이더 소장은 “오스틴 장관이 F-35 전투기 비행대대가 포함된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 강습 전단에 중동 전환 전개에 속도를 내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 2일 탄도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갖춘 복수의 해군 순양함 및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으로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또 중동에 1개 비행대대 규모의 전투기를 추가로 파견할 것을 명령했고, 중동에 1개 항공모함 전단을 유지하기 위해 핵추진 항모인 에이브러햄링컨호 전단의 출격을 지시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신임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을 방문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거처에서 공격을 받아 경호원 1명과 함께 사망했다. 이란은 하니예가 테헤란에 머물고 있던 관저에 단거리 발사체가 발사돼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암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피의 복수를 예고했다. 또 이란은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도 암살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30일에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표적 공습해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고위 군사령관 푸아드 슈크르를 사살했다. 이스라엘은 슈크르 사살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하니예를 살해한 것에 대해서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