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메타, 10대 타깃광고용 비밀계약"...규정 우회 '꼼수' 논란

2024-08-08 17:58
FT 문건 입수 후 보도..."주커버그, 의회서 사과 직후 프로그램 진행"

구글과 메타 [사진=연합뉴스]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와 구글이 유튜브에서 인스타그램을 광고할 목적으로 10대를 겨냥한 비밀계약을 체결했다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구글이 18세 미만 10대를 대상으로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어긴 것으로 알려졌다.

FT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구글은 유튜브에서 13~17세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인스타그램 광고를 진행했다. 구글은 18세 미만인 자에게 맞춤형 광고를 금지하는 걸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광고는 구글 광고 체계상 '알 수 없음'으로 분류됐으나 사실 18세 미만이었던 이용자 층을 대상으로 해 원칙을 교묘히 피해 갔다.

구글과 메타는 지난 2~4월 이 프로젝트를 캐나다에서부터 시범적으로 진행시켜 왔다. 프랑스 광고 대기업 퍼블리시스의 미국 자회사인 스파크 파운더리도 손을 맞잡았다.

캐나다의 시범 사업을 만족스럽게 마친 두 업체는 5월 미국에서도 시범 사업을 이어갔다. 이 프로젝트에 정통한 관계자는 FT에 두 업체가 이를 전 세계로 확장하고 인스타그램 외에 페이스북 등 다른 메타 앱으로 적용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문건에는 13~17세 이용자의 사용률 증가 등에 관한 분석이 들어갔다. 구글과 메타가 '알 수 없음'이라고 지칭한 그룹이 실상 10대임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스파크 파운더리의 광고 관리자는 한 이메일에 구글이 목표로 삼을 주요 연령대를 13~17세로 지정했고, 2차 목표를 18~24세로 정하기도 했다.

이에 가담한 세 업체는 청소년을 직접 언급하지 않도록 주의했다고 한다. FT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미국 의회에 나와 자사 플랫폼에서 아동 성 착취와 학대를 방기해 피해를 본 가족들에게 사과한 뒤에 해당 프로젝트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충격이라고 전했다.

FT의 지적에 구글은 지금 이 프로젝트를 취소하고, 내부 감사도 들어갔다. 구글은 “영업 담당자에게 광고주나 대항사가 미성년자 타깃팅 금지 정책을 우회하려는 캠페인을 하려는 데 도움을 주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추가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알 수 없음' 그룹이 곧 미성년자를 겨냥한 거 아니냐는 질의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