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세 속 거래량까지 줄어 우울한 '불량 우선주'

2024-08-08 15:36
올해 거래 하위 10개 종목 가운데 6개가 우선주
상장 최소 요건인 월평균 거래량 1만주 하회
시장 정비 차원에서 퇴출 요건 강화 및 정리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우선주에 대한 발길이 더욱 줄고 있다. 상장 주식 수 자체가 워낙 적다 보니 거래가 끊기다시피 해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도 시장 정비 차원에서 퇴출 요건을 보다 실효성 있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거래량 하위 10개 종목 가운데 우선주는 JW중외제약2우B를 포함해 JW중외제약우, 하이트진로홀딩스우, 동원시스템즈우, 녹십자홀딩스2우, 진흥기업2우B 등 총 6개다.
 
거래 하위 상위 종목 범위를 50개로 늘리면 18개 종목을 제외한 32개 종목이 우선주다. 이 중 12개 종목(JW중외제약2우B, JW중외제약우, 동원시스템즈우, 진흥기업2우B, 남양유업우, 동부건설우, 삼양사우, CJ씨푸드1우, 동양2우B, 노루홀딩스우, 금호건설우, 한화우)이 거래소에서 지정한 상장 주식 수가 부족한 우선주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이익 배당 및 잔여 재산 분배 시 우선권을 부여한 주식이다. 문제는 거래량이 상장 최소 요건인 월 평균 1만주에 1년 연속(2반기) 미달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고 이후 6개월 간 거래량 부족 현상을 해소하지 못하면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는 데 있다.
 
JW중외제약2우B의 경우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월평균 거래량은 958주로 해당 요건을 크게 밑돌고 있고 나머지 거래량 하위 종목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거래량을 늘리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유통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상장 주식 수를 늘려야 하는 데 쉽지 않다. 발행 주식 수 이상으로 신주를 늘리려면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다.
 
상장사 입장에서도 우선주를 적극적으로 발행해야 할 유인이 적다. 보통주보다 더 많은 주당 배당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경우 우선주보다는 회사채를 발행하는 편이 더 수월하다.
 
액면분할이나 유상증자를 이용해 주식 수를 늘리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두 방법 모두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액면분할 역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 중 하나다. 정관을 바꿔야한다. 대부분의 기업이 정관 상 액면가액을 보통주와 우선주로 구분하고 있지 않아 액면분할을 하려면 보통주까지 같이 해야 한다.
 
유상증자 또한 보통주와 우선주 간 주가 괴리율을 살펴야 한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은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JW중외제약의 경우 이달 8일 종가 기준 2만8350원, JW중외제약2우B는 5만7400원이다. 우선주가 보통주 대비 2배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투자자들의 증자 참여율을 장담할 수 없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 퇴출 요건을 보다 강화해 거래량이 적은 우선주들을 정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행 퇴출 요건인 2반기 연속 월평균 거래량 1만주 미만을 5000주로 강화하거나 '상장 주식 수' 20만주 미만을 '유통 주식 수' 기준 20만주 미만으로 조정하는 게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월평균 거래량이 1만주도 안되는 종목들은 상장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종목"이라며 "각종 불공정 거래의 타깃이 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매도하기 힘든 상황에 처할 수도 있어 퇴출 요건을 보다 강화하는 동시에 거래가 미미한 우선주들은 빠르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