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CLO, 中企 친환경 자금조달에 용이…대출금리 최대 2.62%p↓

2024-08-08 14:52
한은 지속가능성장실, 그린 CLO 'BOK 이슈노트' 발간
중소기업 담보대출 114bp·신용대출 262bp 하락 효과
한은 "국내 자본시장 새로운 녹색투자처 제공 가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소기업이 자본시장과 연계된 대출 제도를 통해 저탄소 생산설비 투자에 필요한 장기자금을 저리로 조달할 수 있도록 '녹색대출 담보부 유동화증권(그린 CLO)'을 발행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그린 CLO를 도입할 경우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8일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이 발간한 'BOK 이슈노트-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한 그린 CLO 도입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표준 준수를 위해 저탄소 생산 기술에 대한 투자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중소기업은 관련 투자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은 시설투자 자금을 은행 단기 대출에 주로 의존하고 있고 저탄소 전환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실정이다. 낮은 신용도로 인해 채권 발행을 통한 중장기 자금 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고서는 중소기업이 저탄소 생산설비 투자에 필요한 장기 자금을 저리로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그린 CLO 발행의 기대 효과를 추정했다.

그린 CLO란 중소기업 대상 녹색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유동화증권을 의미한다. 발행에는 은행, 특수목적기구(SPC), 보증기관, 외부평가기관, 채권인수기관 등 다양한 기관이 동원된다. 정책당국은 녹색금융 인증 기준 및 절차 마련 등 그린 CLO 발행 관련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게 된다.

박상훈 한은 지속가능성장연구팀 과장은 "그린 CLO는 녹색대출 심사에 은행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고 정부의 재정 지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다수의 소규모 중소기업 대출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대출 유동화 프로그램과 차별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업들은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규제와 선진국의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로, 은행들은 금융배출량 감축 중간 목표 달성 필요성으로 녹색대출 이용 및 취급을 확대할 유인이 있는 상황이다.
 
[표=한국은행]
추정 결과 그린 CLO 활용 시 중소기업의 조달 금리는 담보대출의 경우 최대 1.14%포인트, 신용대출은 최대 2.62%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저신용 중소기업에 대한 가중평균 대출금리는 담보대출 6.1%, 신용대출 8.1% 수준이다. 그린 CLO에 참여할 경우 적용 가능한 대출금리는 담보대출 5.0%, 신용대출 5.5%에 그친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내 연기금, 은행,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우량 등급의 녹색채권 투자에 대한 선호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그린 CLO에 대한 잠재 투자 수요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화표시 채권 발행 호조세와 글로벌 ESG 자산시장 성장세 등을 고려할 때 외화 CLO 발행 시 글로벌 투자 수요도 기대된다.

박 과장은 "그린 CLO 발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장기 투자금 공급 기능뿐 아니라 국내 자본시장에 새로운 녹색 투자처를 제공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녹색금융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