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2024] 박태준, '롤 모델' 이대훈 金 한 풀었다...韓 최초 男 58㎏급 제패
2024-08-08 05:36
박태준이 대한민국 태권도의 자존심을 지켰다. '롤 모델' 이대훈 MBC 해설위원의 한도 풀었다.
박태준은 7일(현지시간)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태권도 58㎏급 결승전에서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를 상대로 맞이해 라운드 점수 2-0 완승을 거뒀다. 경기는 마고메도프의 부상으로 2라운드에 중단됐고, 그대로 박태준의 승리가 확정됐다.
이로써 박태준은 대한민국 태권도 역사상 남자 58㎏급 최초의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 체급은 대한민국이 강세를 보였으나, 유독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다.
이 위원은 최정상급 실력과 별개로 올림픽 금메달과 유독 인연이 없는 선수였다.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아시아 선수권을 빠르게 정복한 그는 올림픽만 우승하면 '그랜드슬램'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2012 런던 올림픽 58㎏급 은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 68㎏ 동메달에 머물렀다. 마지막 도전이던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획득하지 못해 그랜드슬램 달성에 실패했다.
이 위원은 박태준의 '롤 모델'이다. 박태준은 이 위원을 따라 고등학교를 한성고로 진학할 정도로 그의 열성팬이다. 심지어 초등학교 당시 이 위원과 같이 찍은 사진을 아직까지 간직할 정도다.
이번 대회에서도 박태준은 이변을 만들어냈다. 준결승전에서 최대 고비로 여겨졌던 세계 랭킹 1위인 튀니지의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를 상대로 2-0 완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차근차근 고비를 넘어선 박태준은 끝내 올림픽을 제패하며, '롤 모델' 이 위원이 하지 못한 업적을 이뤄냈다. 이 위원의 응원에 금메달로 보답하고 싶다던 박태준의 다짐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 위원은 박태준의 경기가 끝난 뒤 "우리 한성고에서도 금메달리스트가 나와 자랑스럽다. 제가 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좋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내가 사진을 찍어서 간직해야겠다"고 미소 지었다. 이뿐만 아니라 "제 한을 풀어줘서 너무 고맙다"고 마음을 전했다.
태권도 종목의 시작부터 금메달을 쏜 '막내' 박태준의 활약으로 추후 대표팀의 행보도 기대를 모았다. 박태준의 뒤를 이어 김유진(여자 57㎏급), 서건우(남자 80㎏급), 이다빈(여자 67㎏ 이상급)이 차례로 출격한다. 과연 이들이 연이어 메달을 따내며, 도쿄에서 무너졌던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완벽히 바로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