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민족'의 위엄이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3일(현지시간)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이중 동메달 1개를 제외하고 모두 '총칼활' 종목인 사격, 양궁, 펜싱에서 나왔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이번 대회 세 종목에서만 금메달 9개(양궁 4개, 사격 3개, 펜싱 2개), 은메달 4개(사격 2개, 양궁 1개, 펜싱 1개)를 따내며 선전했다.

이날 금메달의 포문은 사격이 열었다. 여자 25m 권총 결승에 나선 양지인이 프랑스의 카밀 예드제예스키와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양지인은 4년 뒤 열리는 LA 올림픽에서도 가장 높이 서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양궁은 '넘사벽'의 실력을 보여줬다. 그야말로 '세계 최강자'다웠다. 모든 선수가 4강에 진출했다. 결국 임시현이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미 여성 단체전,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그는 파리올림픽 3관왕에 올랐다. 이로써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양궁에서 모두 3관왕을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은메달은 '막내' 남수현이 얻어냈다. 남수현은 임시현을 압박하는 등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맏언니' 전훈영은 아쉽게 동메달 결정전에서 프랑스의 리사 바벨린에게 지며 4위로 개인전을 마무리했다.
 

펜싱은 금메달이 목전에 왔지만,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하며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준결승서 '세계랭킹 1위' 프랑스를 압도하며 결승에 올랐고, 결승전서 우크라이나를 8라운드까지 40-37로 리드했지만, 이번 파리올림픽 개인전 동메달리스트 올하 하를란에게 연속 실점해 42-45로 경기를 끝냈다. 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2연속 메달을 따내며, 한국 사브르의 위력을 전 세계에 다시 입증했다.
 
이뿐만 아니라 '총칼활' 종목 외에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유도도 분전했다. 유도는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특히 마지막 날 혼성 단체전에서 체급과 부상 악재를 딛고 동메달을 얻어내 감동을 선사했다.

이로써 안바울은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인전 은메달, 2020 도쿄 올림픽 개인전 동메달에 이어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혼성 단체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유도 역사상 최초로 3연속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번 유도 대표팀 모든 선수들이 동메달을 얻은 채 대회를 끝마쳐 의미를 더했다. 그야말로 '유종의 미'였다.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로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은메달 2개, 동메달 3개) 이후 24년 만에 메달 5개를 달성했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은 8강전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에게 1게임을 내줬지만, 체력을 기반으로 한 플레이로 2-1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올라 메달을 기대케 했다.
 
한편 여자 탁구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 나선 신유빈은 일본의 하야타 히나와 접전을 펼쳤으나 2-4로 졌다.

남녀 기계체조 메달 기대주였던 허웅과 여서정도 각각 안마와 도마 종목에서 결선 7위를 기록했다. 허웅의 실수와 여서정의 어깨 부상이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 구기 종목 단체전 중 유일하게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세계 랭킹 3위' 덴마크에 20-28로 지며 1승 4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