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2024] '성별 논란' 선수에 기권한 伊 복서 "그 역시 여성, 잘못 없다"

2024-08-02 19:49

 
이마네 칼리프(오른쪽)가 카리니와 경기를 치르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경기에서 성별이 논란이 된 상대에게 기권패한 이탈리아 선수가 상대 선수를 향해 “그 역시 나처럼 올림픽에 출전하러 온 여성이며, 그에겐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는 1일(현지시간) 열린 복싱 여자 66㎏급 16강전에서 이마네 칼리프(알제리)에게 46초만에 기권해 패한 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일간 르피가로가 보도했다.
 
이날 카리니는 일반적으로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가진 칼리프에게 경기 시작 직후 얼굴을 맞은 뒤 기권했다.
 
카리니는 이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이탈리아 취재진에게 "진실은, 우리가 내 상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라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에겐 잘못이 없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 역시 나처럼 올림픽에 출전하러 온 여성"이라며 "내가 뭐라고 그를 판단할 수 있겠는가. 그건 내 일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경기 후 칼리프와 인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내가 실수했다. 분노에 가득 찬 채 링에서 그냥 나왔다"며 "나는 상대에게 인사하지 않고 경기를 끝낸 적이 한 번도 없다. 칼리프에게 인사하지 않은 것을 사과하고 싶다"고 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여성'이 아니라는 이유로 2023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실격 처분을 받은 칼리프와 린위팅(대만)의 이번 파리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IOC는 염색체만으로 두 선수의 성별을 결정지을 수 없고, 이전과 동일하게 여권을 기준으로 성별을 정한 만큼 문제 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