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어 SK하닉도 GDDR7 공개...추론 AI칩·그래픽 시장 놓고 한판승부
2024-07-30 19:24
SK하이닉스, 32Gbps GDDR7 공개하고 3분기 양산
3D 그래픽 넘어 AI 추론에도 유용...삼성전자도 관련 준비
엔비디아 필두로 AMD·테슬라 등도 관심
3D 그래픽 넘어 AI 추론에도 유용...삼성전자도 관련 준비
엔비디아 필두로 AMD·테슬라 등도 관심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올 하반기 추론(실행)용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소비자용 게이밍 반도체(GPU)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가장 큰 고객인 엔비디아를 필두로 AMD·테슬라와 AI칩 팹리스에 신형 GDDR(그래픽 메모리) D램을 공급하며 점유율 확대를 꾀할 방침이다.
3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차세대 그래픽 메모리인 GDDR7(8세대)을 공개하고 올 3분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DDR7은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가 지난 3월 표준을 정한 차세대 그래픽 D램이다. 일반 D램(DDR)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여 인공지능과 3차원(3D) 그래픽을 표현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
SK하이닉스는 "그래픽 처리에 특화한 성능과 빠른 속도를 동시에 충족하는 GDDR D램에 대한 글로벌 AI 고객의 관심이 매우 커지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이에 맞춰 GDDR7을 3월 개발 완료한 후 이번에 공개했고 3분기 중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GDDR7은 32Gbps(초당 32기가비트)의 동작속도를 구현함으로써 이전 세대 GDDR6(7세대) D램보다 약 3배, GDDR6X(7.5세대)보다 약 2배 이상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다. 최신 그래픽카드에 연결하면 초당 1.5TB(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 3차원 그래픽을 보다 빠르고 현실감 있게 구현하는 데 보탬이 된다.
이를 통해 추론용 AI칩 팹리스와 그래픽카드 제조사가 반도체 발열 제어를 한층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지난해 7월 삼성전자도 32Gbps GDDR7 D램을 공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고객사와 함께 품질 검증을 한 후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양산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양사가 GDDR7 D램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주 고객인 엔비디아가 올 4분기에 차세대 소비자용 GPU인 '블랙웰(지포스 5000 시리즈)'을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고가 학습용 AI칩에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중저가 추론용 AI칩과 소비자용 GPU에는 GDDR을 탑재하는 이원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전 세대 소비자용 GPU '에이다 러브레이스'에 마이크론 GDDR6X D램을 독점 공급받으면서 GDDR 시장에서 존재감이 없던 마이크론이 관련 점유율을 확대한 전력이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GDDR7에선 엔비디아 공략에 사활을 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AMD·테슬라 등 대형 팹리스와 텐스토렌트 등 주요 AI칩 팹리스도 양사 GDDR7에 많은 관심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장기적으로 LPDDR(저전력 메모리) 위주였던 차량용 반도체도 고성능 GDDR7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