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이 내놓은 700억 조달 자구책...당국 "해결엔 역부족"

2024-07-28 10:51
큐텐 해외 계열사서 조달 방침...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두문불출

지난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입주 빌딩에서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이 피해자들과 대화를 마친 후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모기업인 큐텐그룹이 다음 달 중 해외 계열사를 통해 5000만 달러(약 700억원) 조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큐텐 측은 해외 계열사 위시를 통해 5000만 달러를 다음 달 중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위시는 북미·유럽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큐텐이 지난 2월 2300억원을 들여 인수한 곳이다.

큐텐의 자구책에도 금융당국은 사태를 해결하기에는 금액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금융당국이 파악한 미정산 금액이 위메프 565억원(195개사), 티몬 1097억원(750개사)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는 5월 판매대금 미정산 규모분이다. 6~7월 미정산분 추가 발생과 소비자 환불액까지 더해지면 규모는 더 불어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700억원 조달로는 당연히 (해결이) 안 된다"며 "미정산 문제뿐만 아니라 지금 기업 자체가 굉장히 안 좋은 상태이기 때문에 계속, 여러 차례에 걸쳐 다른 방안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전날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이 언급한 '중국자금 600억원 지원설'도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권 본부장은 피해자들에게 중국자금 600억원을 담보로 대출해 보려고 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하지만 이후엔 "들은 적이 있다고 말씀드린 거다. 아마도 그럴 것 같은데 정확하지는 않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번 사태 핵심 인물인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는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