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분기 영업익 4.3조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신기록 또 경신

2024-07-25 16:33

현대차 본사 전경[사진=아주경제 DB]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심화 분위기 속에서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하며 실적 신기록을 또 한 번 경신했다. 경기부진 속에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소폭 줄었지만 하이브리드와 스포츠유틸리티(SUV) 등 고수익 차량 판매 비중을 늘리며 캐즘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과 환율 효과까지 이어지며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현대자동차는 25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2분기 매출액 45조206억원(자동차 35조2373억원, 금융 및 기타 9조7833억원), 영업이익 4조2791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6.6%, 0.7% 늘어난 수치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당기순이익은 4조1739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4.7% 증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금리 지속에 따른 수요 둔화와 주요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로 인한 인센티브 상승 추세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가 늘어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면서 "여기에 환율 효과 등을 바탕으로 영업이익률도 9%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물가, 전기차 캐즘 영향 등으로 자동차 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현대차 매출이 증가한 것은 고무적인 성과다. 현대차는 올 2분기(4~6월) 글로벌 시장에서 105만 7168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0.2% 감소한 규모다. 그러나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매는 북미 권역의 성장을 바탕으로 1년전보다 2.2% 증가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전기차(EV) 수요 둔화 및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한 18만 5737대가 판매됐다. 다만 신형 싼타페 등 하이브리드로 대표되는 SUV와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비중이 지속 확대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해외에서는 신형 싼타페 및 싼타페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GV80 부분변경 모델 등 고수익 신차 판매 본격화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87만 1431대가 판매됐다.

2분기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대수(상용 포함)는 하이브리드 판매대수 증가분이 전기차 판매대수 감소분을 상회해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19만 2242대가 판매됐다. 이중 2분기 하이브리드 판매는 12만 2421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했다. 이 기간 EV 판매는 5만 8950대로 24.7%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기록한 것도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올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1371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매출에 기여했다. 매출 원가율은 원재료비 하락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78.4%를 기록했지만 인건비 상승 효과로 매출액 대비 판매 관리비 비율은 전년 동기보다 1.1%포인트 오른 12.1%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9.5%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신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앞세워 실적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라인을 확대하고, 최근 출시한 캐스퍼 일렉트릭(해외명 인스터)의 글로벌 수출을 다각화한다. 하이브리드 라인업 기술 개발 및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한 친환경차 판매를 끌어올리고, SUV·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수익성 증진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한편, 현대차는 주주 환원을 위한 올 2분기 배당금을 지난 1분기에 이어 주당 20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동기(1500원) 대비 33.3% 늘린 금액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시장과 약속한 주주환원 정책을 반드시 이행하고,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 검토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