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대출 수요 늘어나는데…은행들 문턱 더 높인다

2024-07-17 14:57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 [표=한국은행]

올해 3분기(7~9월) 차주의 대출 수요는 늘어나지만 금융권은 가계대출은 물론 신용대출의 문턱을 더 높일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서 올해 3분기 국내 은행권의 대출태도지수는 -15로 전 분기(-6)보다 대출 태도를 강화할 것이란 응답이 더 늘었다.

이 조사는 국내 204개 금융기관(국내은행 18·상호저축은행 26·신용카드 8·생명보험사 10·상호금융조합 142)의 여신 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6월4∼20일)한 것으로 지수가 음(-)의 값이면 현 수준보다 대출 태도를 강화할 것이란 응답이 더 많은 것이다.

차주별로 보면 가계의 주택대출(-6)과 일반대출(-19), 대기업(-3)과 중소기업(-11) 등 모든 차주에 대해 대출 태도를 강화할 것으로 나타났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경우 상호저축은행(-11), 상호금융조합(-27), 생명보험회사(-8)는 강화하겠다는 답변이 많았고 신용카드회사(0)는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대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대출수요지수(15)는 2분기(5)보다 10포인트 올랐다. 가계의 경우 주택시장 회복 기대 등으로 주택대출(6→19)과 일반대출(-8→8) 모두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전분기보다 크게 늘었다. 대기업(8→0)은 회사채 시장이 안정되면서 대출 수요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중소기업(17→22)은 운전자금 중심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각각 전망됐다.

한은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에 더해 석유화학, 철강 등 경기민감 업종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여신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은행이 예상한 3분기 신용위험지수(종합)는 21로 나타났다. 2분기(30)보다 9포인트 낮아지긴 했으나 신용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응답이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보다 많았다. 신용위험지수 변화를 대출 주체별로 보면 대기업(6)이 전분기보다 3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36)은 전 분기 대비 변화가 없었으며 가계(17)는 전분기보다 14포인트 급감했다.

비은행 금융기관들도 이번 설문조사에서 3분기 대출자들의 신용 위험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상호저축은행(25), 상호금융조합(45), 신용카드회사(6), 생명보험회사(25)에서 모두 3분기 신용위험지수가 중립 수준(0)을 크게 웃돌았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 신용위험은 일부 취약 업종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이 계속될 전망"이라며 "가계의 신용위험도 채무상환 부담 등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