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쉬운 가계대출만 늘고, 중기대출은 담보·보증 고착화"

2024-11-07 11:30
중소기업 현장 간담회···"성장성 있는 중기금융 노력해야"

[사진=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7일 "담보, 보증에 의존하는 구태의연한 대출 방식 대신 여신심사 시스템 고도화 등을 통해 기술, 혁신성 등 기업의 미래를 감안한 대출이 확대되도록 유도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과 소통·협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먼저 금융권의 금융 공급 행태를 꼬집었다. 그는 "최근 금융권 자금흐름에서 손쉬운 가계대출과 부동산 금융은 확대되는 반면, 기업에 대한 생산적 금융은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느낀다"며 "중소기업금융 실태 역시 신용보다는 담보와 보증에 크게 의존하는 현상이 굳어져 있다. 이런 체계에서는 설령 중소기업이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인정 받았다고 하더라도 담보 없이는 원활히 자금을 공급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실을 타개하고자 금융당국은 금융권이 스스로 성장성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담보, 보증에 의존하는 구태의연한 대출방식 대신 여신심사 시스템 고도화 등을 통해 기술, 혁신성 등 기업의 미래를 감안한 대출이 확대되도록 지속적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도 당부했다. 그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요 목적은 잠재력 있는 중소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제대로 평가받아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상장 중소기업이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힘들어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충실히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일시적으로 유동성 애로를 겪는 기업이 은행의 자체 채무조정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도록 지원하고, 폐업을 결정한 자영업자의 고통이 최소화하도록 '개인사업자 리스타트 대출' 등 대환대출 지원상품도 신속히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