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 '총격범 존재' 알렸는데 못 막아...'경호 허술' 논란 점화

2024-07-14 18:11
'3분간' 총격범 존재 알리고도 '요지부동'..."100% 보안 실패"
미 하원 감독위 '청문회'...사전 사격지점 검토 실패한 이유 점검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총격 사건 발생 후 반격하는 모습의 현지 경찰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이하 현지시간) 유세장에서 총격 피습을 당한 가운데, 공화당에서는 이를 '경호 참사'로 규정하고 공세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공화당은 이날 트럼프 피격과 관련해 전직 대통령에게 제공하는 비밀 경호 실패에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특히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이 이뤄진 건 1981년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암살 시도 이후 43년 만에 처음인 만큼 바이든 행정부 책임론으로 몰고 갈 모양새다.

피격 발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공화당 주도의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는 오는 22일 예정된 청문회에서 미국 비밀경호국(SS) 국장인 킴벌리 치틀을 소환했다. 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인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현장 목격자들은 당국의 허술한 경호에 대해 증언했다. 유세장 밖에 있던 남성 그레그 스미스는 영국 BBC 방송에 당시 총격범으로 추정되는 이를 경찰과 비밀경호국 등에 알렸으나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이 5분쯤 지난 시점에 소총을 들고 건물 지붕 위로 '곰처럼' 기어 올라가는 남성을 보고 당국에 3~4분간 이를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00% 보안 실패"라고 주장했다.

유세장 밖에서 연설을 듣고 있던 벤 메이저라는 이름의 관객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한 건물 옥상에 있던 남성이 다른 쪽으로 건너가는 장면을 목격하고 경찰에 알렸다고 전했다. 몇 분 뒤 그는 지붕에 경찰이 서 있는 사진을 촬영했다.

비밀경호국은 사건 발생 직후 조사에 착수했으며, 관련 내용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브리핑했다고 밝혔다. 비밀경호국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경호에 '보호 자원과 역량을 추가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내용은 알리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현장은 삼엄한 경비 체계를 자랑함에도 빈틈이 없는 건 아니라고 매체들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유세가 이뤄지는 지역에서는 그 지역 경찰, 교통안전국(TSA), 국토안보부(DHS) 등 다른 기관의 도움을 받는다. 요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등장 전에 유세장 입장에 앞서 금속탐지기를 설치하고 소지품을 확인한다. 그럼에도 수천 명의 청중이 개방된 야외에서 몰려드는 유세 현장은 경호에 성공하기 쉽지 않은 장소라고 로이터는 부연했다.

그러나 비밀경호국 전 요원이었던 조지프 라소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과 유사한 수준의 경호를 받는 와중에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사건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와 대규모 재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사전에 옥상 등 높은 지점에 대한 경비 체계가 부실했던 점이 주안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시절 비밀경호국 요원을 지낸 찰스 마리노는 WSJ에 "총격범이 총을 쏘기 전에 미리 높은 지점에서 사격할 수 있게 됐던 방법에 대해서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