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금융 내버린 금융사] '서민 급전창구' 저축은행도 빗장…불법으로 내몰리는 저신용자
2024-07-14 18:05
신용점수 500점 이하 이용 가능한 저축은행 4곳 불과
서민급전 수요 카드·캐피털로…고금리 가속화에 부담↑
"급한 불부터 끄자"…대부업체·불법사금융 이동 가능성
서민급전 수요 카드·캐피털로…고금리 가속화에 부담↑
"급한 불부터 끄자"…대부업체·불법사금융 이동 가능성
대표적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이 대출에 빗장을 걸어잠그면서 금융 취약계층이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다. 중저신용자를 지원하기 위한 저축은행이 취약계층을 외면하면서 서민급전 수요는 카드·캐피털업계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대부업체나 불법사금융 시장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신용점수 500점 이하의 최저신용자를 받아주는 저축은행은 전체 79곳 중 웰컴·우리금융·키움·세람저축은행 등 4곳에 불과하다. 2021년 11곳에서 지난해 7곳으로 매년 감소세다.
저축은행의 '대출 문턱 높이기'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17곳이 취급한 사잇돌2대출의 평균 금리는 14.99%로 지난 3월(14.67%)보다 0.32%포인트 상승했다. 최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은 조달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은 최저신용자 차주에게 소극적으로 나선 영향이 크다. 일부 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저신용자의 '대출 컷오프'(Cut-off) 기준을 계속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에서 대출 받기에 실패한 급전 수요는 높은 금리가 유지되고 있는 카드·캐피탈업계로 몰리는 추세다. 2022년(-1조3000억원)과 2023년(-9000억원) 감소세였던 카드·캐피탈업계 가계대출은 올해 상반기 9000억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마저도 실패한 이들은 '최후의 보루' 격인 대부업체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여기서도 신규대출을 중단·축소하면서 불법사금융에 손을 뻗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영향 등으로 대부업 연체율이 급격히 늘어나 업체들이 저신용자들을 거부하고 있다"며 "20% 가까운 높은 고금리로라도 대출을 받고 싶은 저신용자들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불법사금융에 발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